`골든제너레이션(황금세대)의 대표 주자였던 루이스 피구의 은퇴 공백을 내가 메우겠다'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2008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에서 첫 우승을 노리는 포르투갈 축구 대표팀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호날두는 올해 잉글랜드 프로축구 정규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유 더블 우승을 이끌고 두 대회 득점상을 휩쓸어 이미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로 자리를 잡았다.

자국에서 개최됐던 유로2004에 19세 나이로 참가해 준우승에 앞장섰던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이제는 2006 독일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한 백전노장 피구의 빈 자리를 채울 에이스로 우뚝 선 것이다.

측면 공격수임에도 정규리그 31골과 챔피언스리그 8골, FA컵 3골 등 시즌 42골을 작렬하는 빼어난 골 감각을 뽐냈던 호날두의 기세는 유로2008에서도 꺾이지 않았다.

호날두는 8일(한국시간) 새벽 스위스 스위스 제네바 스타드 드 제네바에서 열린 대회 터키와 A조 1차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음에도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 정교한 패스를 선보인 것.
선제골을 넣은 페페와 추가골 주인공인 라울 메이렐레스 못지 않은 2-0 승리에 주역인 셈이다.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한 호날두는 터키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에 막혀 고전하는 듯 했지만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6분 오른쪽 측면을 폭발적인 드리블로 20여m를 전진한 그는 골문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다른 공격수들이 준비가 되지 않아 득점 찬스로 연결되지 않은 게 아쉬울 뿐이었다.

빠른 발을 자랑하는 왼쪽 측면 공격수 시망(레알 마드리드)에게 공이 집중되는 바람에 잠깐 주춤했던 그는 전반 29분 아크 왼쪽에서 수비수 4명을 따돌리는 드리블 쇼를 펼쳤다.

곧이어 문전에서 오른발로 땅볼 슛을 날렸으나 공은 왼쪽 골대로 살짝 벗어났다.

전반 35분에도 왼쪽 아크쪽 프리킥 찬스에서 특유의 오른발 무회전 킥을 날렸지만 원바운드로 골키퍼 볼칸 데메렐의 펀칭에 굴절된 공이 오른쪽 골 포스트를 맞고 튀어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골 욕심보다 팀 플레이를 중요시하겠다던 그의 활약은 후반 들어 더욱 돋보였다.

후반 23분 루이스 나니(맨유)와 교체돼 빠진 누누 고메스로부터 주장 완장을 넘겨받은 그는 이타적 플레이로 골 찬스를 만들어냈다.

후반 인저리타임에 나온 메이렐레스의 쐐기골도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그는 폭발적인 드리블로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에 도사리고 있던 무팅유에게 땅볼 패스를 했고 무팅유가 뒤로 빼주자 달려들던 메이렐레스가 골을 성공시켰다.

도움 못지 않은 값진 활약이었다.

이번 대회 예선에서 8골을 몰아 넣은 그는 포르투갈의 첫 우승 염원을 풀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포르투갈은 1996년 8강, 2000년 3위, 2004년 준우승에 이어 올해가 유럽선수권 정상에 오를 호기다.

1989년과 1991년 포르투갈의 세계청소년대회(U-20) 연속 우승을 이끌어 에우제비오 이후 최고 선수로 손꼽혔던 피구의 뒤를 잇는 호날두가 이번 대회 남은 경기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