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가 `은둔'하는 현 상태가 가장 좋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이 주축이 된 친박연대측의 최근 솔직한 심정이다.

4.9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박근혜 구애'에 전력을 다하는 가운데 친박연대측은 정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규택 친박연대 공동대표는 2일 라디오 방송에 잇따라 출연, "박 전 대표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지원유세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당 지도부이거나 당 간부라면 지원유세 의무가 있겠지만 박 전 대표는 평 당원이자 평 국회의원인 만큼 (지원유세에) 나올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공동대표는 "(친박연대도) 솔직히 지원이 필요하지만 지원을 요청하지 않겠다"고 덧붙이고 "(박 전 대표는) 어린아이가 젖이 없어 울고 있는데 젖을 못주는 어머니의 심정과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선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나라당의 `박근혜 구애'는 후안무치다.

또 부탁의 수준을 넘어 거의 협박수준"이라면서 "박 전 대표가 정도를 지키는 `참 정치인'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모든 정치적 판단을 그의 몫으로 인정하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마치 박 전 대표에게 "지원유세하지 말아주세요"라고 읍소하는 듯한 모양새다.

이 같은 친박연대의 입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대선 경선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했다는 이유만으로 낙천했다면서 `정치 희생양'이라는 점을 주요 선거전략으로 삼아 한나라당 후보들과 경쟁하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지지한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 지원유세에 나선다면 친박연대의 존립 의의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선거운동만으로 활동 범위를 제한하고 최대한 `은둔'하면서 "저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는 자신의 말처럼 부당한 정치탄압의 `아이콘'으로 남을 수록 친박연대에 대한 지지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살아서 돌아오라'라는 박 전 대표의 말이 자신들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지원유세를 한다면 얼마나 힘이 빠지겠느냐"면서 "한나라당에 빌미를 줄까봐 우리도 박 전 대표에게 지원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지금 상태가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규택 대표는 라디오에서 한나라당 복당 여부와 관련,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에서 과반이 안되면서 교섭단체(20석) 이상을 당선시킬 우리에게 무릎 꿇을 날이 올 것"이라며 "총선이 끝나면 `친박 무소속 연대'가 친박연대에 입당해 하나로 합친 뒤 당대 당 합당 형식으로 한나라당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오나 이방호씨가 지금은 충신일 지 몰라도 총선 후에는 역적이 될 것이다.

복당하면 그런 분들을 출당시켜 5년 후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길을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친박연대는 공교육 확립을 위해 우수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년 제도'를 18대 국회 내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