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기' 비판 여론.."정당공천제 폐지해야"

총선을 앞두고 대구.경북지역에서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출마자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는 기초.광역의회 의원들의 한나라 탈당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대구.경북 각 지방의회에 따르면 구미와 칠곡.성주.고령, 대구 달서지역 기초.광역의원들의 한나라당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황경환 의원 등 현직 구미시의회 의원 5명과 이수근 씨 등 전직 구미시의원 7명 등 12명은 26일 구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한 측근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김태환 의원을 낙마시켰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진 뒤 무소속으로 구미을지역구 총선에 출마한 김태환 국회의원의 지역구 출신인 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공천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지역민의 심판을 통해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박 전 대표를 지켜줄 수 있는 든든한 후원군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인기 국회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친박 무소속 연대'로 출마한 고령.성주.칠곡지역에서 나규택.방대선.박기진.박순범 씨 등 도의원 4명과 곽광섭 씨 등 13명의 군의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당원 1천300여명도 탈당했다.

이들은 "한나라당이 도덕성이나 의정활동, 지지도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이인기 의원을 배제한 것은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북선대위원장을 맡은 데 대한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당원들의 뜻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박병래 달서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달서구의원 6명과 박부희 대구시의원도 "아무 문제가 없는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킨 한나라당이 신뢰를 잃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 역시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해봉(대구 달서을) 국회의원의 지역구 출신이다.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을 나온 대구.경북 광역.기초의원들은 "한나라당이 공천을 잘못해 탈당하게 됐다"고 밝히고 있지만 탈당한 후보자가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때를 생각해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한나라당에 남은 기초.광역의원들 역시 당에 대한 의리가 앞섰다기 보다는 선거 후 벌어질 이해득실에 따라 움직였을 뿐이란 점에서 근본적으로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구미YMCA 이동식 사무총장은 "정치적 소신보다는 특정인의 이해득실에 따라 탈당과 복당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