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와 다른 목소리..제목소리 내기 시동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4.9 총선 공천 파동으로 당이 내홍을 겪고 있는 와중에 당내 현안과 관련해 당 지도부와는 다른 색깔의 의견을 개진,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위원은 25일 아침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 당 공천에 탈락한 `친박연대' `무소속 연대' 출신들의 총선후 복당 허용 문제에 대해 "공천을 못받았거나 탈당한 분들이 들어올 것이냐의 결정은 유권자들이 결정할 일이다.

당선되면 그 지역구의 유권자께서 `한나라당으로 가라'고 하면 가는게 순리"라고 말했다.

정 위원은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일이 생각할 수도 없고 생기지도 않는데 아직 우리나라는 정당이라는 제도가 튼튼히 자리잡지 않았기 때문에 유권자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친박연대' `무소속 연대' 출신들이 당선될 경우 당으로의 복귀를 허용, 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취지의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위원의 이같은 입장은 낙천에 반발, 탈당한 출마자들의 복당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기류와는 어긋나는 것이다.

당 지도부는 지난 20일 당 공천자 대회에서 `친박연대' 등을 강하게 비난하며 복당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당을 떠난 분들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방호 사무총장도 "무소속 당선자의 한나라당 입당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공정 공천' 비판에 대해 정 의원은 "저는 당에 들어온지 몇달 안됐기 때문에 자제하고 있다"면서도 "공천심사위 구성을 하기 전에 격렬하게 토론해 공감대를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논리적으로 일관성을 갖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천 과정에서도 비판적 입장을 개진했다.

그러면서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불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은 여론에 대해 "본인이 국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국민들께서 차분하게 생각 했으면 한다", "피선거권 자체를 차단하려는 것은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피력했다.

공천 논란을 둘러싼 당내 계파간 투쟁에 대해서도 "살다 보면 부부싸움도 하는데 잘 살기 위한 부부싸움을 해야지, 헤어지기 위한 부부싸움은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울 동작을 출마에 정치적 승부수를 둔 정 위원은 오는 7월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거듭 피력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대해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을 잘 인식해서 좌파우파를 너무 따지지 말고 모든 사안이 발생하면 하나씩 어떻게 할 것이냐 생각해야 된다"며 "굳이 분류하자면 저는 제 자신이 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 기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