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당선돼도 복당안해"..정계개편 불씨 주목
강대표 "선관위 `친박연대' 당명 현명한 판단을"

한나라당의 4.9총선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이 독자세력화를 위해 당 밖에서 구성한 무소속 연대와 `친박 연대'(가칭)가 총선 정국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총선을 목전에 두고 통합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세불리기에 나서 주목된다.

총선 이전에 양측의 통합이 성사될 경우, 영남권과 수도권의 파괴력이 배가하면서 한나라당의 과반의석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친박 연대' 공동 선대위원장인 홍사덕 전 국회부의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소속 연대와 `친박 연대'간 연대는 이미 된 상태인 만큼 후보 등록(25~26일) 이전에 어떻게 통합하느냐만 남아있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무소속 연대를 이끌고 있는) 김무성 의원도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는 만큼 이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동 선대위원장인 서청원 전 대표는 라디오에 나와 "같이 선거에 당선되고 나면 연대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총선 후 통합'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했고, 김무성 의원 역시 "민의의 심판을 받겠다는 것은 같지만 방법은 달리해서 총선 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공감해 홍 전 부의장과는 입장차를 보였다.

`친박 연대'의 선거전략과 관련, 서 전 대표는 "친박이라는 이유만으로 낙천한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 선대본부장, 특보들만을 대상으로 20~30곳 정도만 공천을 주려고 한다"면서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고 시비를 분명히 가리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택 `친박 연대' 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수도권에서만 교섭단체 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총선이 끝나면 이재오, 이방호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역적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 연대'와 관련, "선관위가 당명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유권 해석을 하려는 것으로 아는데 현명한 판단을 요청한다"며 불편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친박 연대'와 `무소속 연대' 소속 의원들이 총선 이후 한나라당에 복당하지 않고 야당으로 남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당선 뒤 한나라당에 복당해 당을 개혁하겠다는 김무성 의원과는 입장이 다른 것으로 총선 후 정계개편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친박 연대'의 서 전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 서울 동작갑 출마 의사를 피력한 뒤 "당선되도 친박연대 의원들은 (한나라당으로) 복당하지 않는다"면서 "(한나라당) 밖에서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집단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규택 대표 역시 사견을 전제로 "무소속 연대가 당선 이후 개별적으로 복당하기 보다는 동지인 친박 연대에 입당해서 교섭 단체 이상의 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민심은 한나라당에서 많이 떠났기 때문에 저는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여소야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친박 한선교 의원은 "총선 이후 한나라당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무소속 연대나 친박 연대가 내건) 대운하 반대 등의 공약을 내거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해 `순수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서 전 대표는 라디오에 출연, "박 전 대표가 경선 때 자기를 도왔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이 공천에서 탈락한 것을 보며 탈당도 하고 싶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공천에 대해서는 "당은 물론 앞으로 5년 후까지 염두에 두고 싹쓸이를 하기 위해 정적을 제거하려고 한 게 화근이 될 것이다.

의회까지 독재적으로 끌고 가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공천 탈락자들에 대한 설득에 나선 것과 관련, "동생은 행정부를 장악하고, 형은 입법부를 좌지우지한다는 게 큰 문제이고 `형제가 다 이 나라를 지배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많은 국민이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