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점프를 뛰고 난 뒤 고관절에 통증이 오는 통에 두 번째 점프 타이밍을 놓쳤어요"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한 차례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범하면서 중간 순위 5위로 밀린 김연아(18.군포 수리고)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지만 '강철 심장'답게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새벽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두 번째 연기 과제인 트리플 러츠 점프를 뛰다 넘어지고 말았다.

1점 감점을 받은 김연아는 59.85점을 받았고, 1위에 오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64.28점)에 4.43점 뒤지는 5위를 차지했다.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뛰고 나서 고관절에 통증이 왔다"며 "트리플 러츠 점프를 앞두고 순간적으로 걱정이 많이 되고 복잡한 생각이 들면서 점프 타이밍을 놓쳤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넘어진 이후로는 연기에 집중하느라 통증을 느꼈는지 조차 모르겠다"며 "넘어진 게 전반적인 연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연아는 특히 "특별히 경기를 앞두고 진통제를 먹거나 다른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며 "실수를 한 뒤 연습 때처럼 타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스파이럴과 스텝의 레벨이 낮게 나온 것에 대해선 "그렇게 낮게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아마도 연기를 하다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역전 우승 가능성에 대해 "올 때부터 고관절 부상 때문에 우승을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오지 않은 만큼 자신에게 큰 부담을 주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쇼트프로그램에서도 실수를 많이 해왔다.

이번 역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본다"며 "이번 실수가 프리스케이팅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테보리<스웨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