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18.군포 수리고)가 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고관절 통증으로 아쉽게 5위에 머물렀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새벽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를 뛰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기술요소 점수 32.71점과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 28.14점에 1점 감점을 받으면서 총점 59.85점을 얻었다.

첫 번째 연기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뛴 뒤 고관절 통증을 느끼면서 이어진 트리플 러츠 점프의 타이밍을 놓치면서 넘어진 게 연기의 안정성을 흔들었다.

2년 연속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휩쓴 카롤리나 코스트너(21.이탈리아)가 자신의 시즌 최고점인 64.28점으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64.10점)가 스텝과 스핀 연기에서 낮은 레벨을 받으면서 64.10점으로 그 뒤를 이었다.

김연아는 21일 치러지는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향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고관절 통증이 아쉬웠던 경기였다.

큰 박수 속에 10조 첫 번째 연기자로 얼음판 위에 홀로 선 김연아는 오페라 박쥐 서곡에 맞춰 활기차게 연기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9.50점)를 깨끗하게 뛰면서 가산점을 챙겨 10.93점을 확보했지만 두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에서 착지 불안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앞서 트리플 토루프 연결 점프를 뛴 뒤 고관절에 통증을 느끼면서 점프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했던 것.
하지만 김연아는 '강철 심장'다운 면모를 앞세워 안정적으로 연기를 이어나갔고, 스파이럴과 스핀, 스텝을 마친 뒤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과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2분50초의 연기를 끝냈다.

그러나 스파이럴 시퀀스에서 레벨 1을 받고 스텝도 레벨 2에 그치는 등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불운까지 겹친 김연아는 자신의 역대 최고점(71.95점)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를 보고 씁쓸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아는 "트리플 토루프 점프를 뛴 직후 바로 고관절에 통증이 왔다"며 "순간적으로 다음 연기에 대한 걱정이 생기면서 점프 타이밍을 놓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스핀과 스텝 레벨이 낮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아마도 연기에서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먼저 경기를 치른 김나영(18.연수여고) 역시 무감점 연기로 47.96점을 받아 18위에 올라 상위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출전권을 따냈다.

김나영은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 점수 7.3점)에서 연결 점프인 토루프의 회전수가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점수를 깎였고, 레이백 스핀도 레벨 3으로 떨어져 전반적으로 점수가 낮아졌지만 실수 없이 무난하게 연기를 펼쳤다.

한편 김연아와 김나영은 프리스케이팅 조추첨에서 각각 22번과 11번을 뽑았다.

이에 따라 김연아는 4조 네 번째 연기자로 나서게 됐고, 아사다는 김연아 바로 뒷 순서로 경기를 치른다.

또 김나영은 2조 다섯 번째에서 연기를 펼친다.

프리스케이팅은 21일 오전 2시30분부터 시작된다.

(예테보리<스웨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