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국내 팬들은 또 한번 '은반 요정'들의 멋진 연기에 시선을 뺏기고 있다.

전문가적인 식견을 가지고 선수들의 동작을 꼼꼼히 살피는 팬들도 있는 반면 김연아(18.군포 수리고)를 통해 새롭게 피겨에 눈을 뜬 초보 피겨 팬들도 있기 마련이다.

아직까지 피겨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동작들로 가득하기만 하다.

김연아가 20일(한국시간)과 21일 새벽에 실제로 경기에서 보여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재밌게 피겨를 보는 방법을 찾아본다.

◇기본기를 겨뤄라 '쇼트프로그램'

쇼트프로그램은 2분50초 동안 규정종목을 연기하는 것으로 8가지 기술요소를 통해 점수를 얻는다.

8가지 요소는 점프 동작 3개, 스핀(회전) 3개, 스텝 1개, 스파이럴 1개로 이뤄진다.

김연아의 이번 시즌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은 오페라 '박쥐'의 서곡. 김연아는 가장 먼저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기본점수 9.5점)를 시작으로 트리플 러츠(6점)를 연속으로 이어가면서 연기를 시작한다.

트리플 러츠는 트리플 악셀(3회전 반.7.5점)을 뺀 5가지 트리플 점프 가운데 가장 점수가 높은 기술로 도약할 때 바깥쪽 에지를 사용해야 한다.

김연아의 러츠 점프는 피겨계의 '정석'으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아사다 마오(일본)는 이번 시즌 안쪽 에지로 러츠 점프를 하면서 감점을 받았다.

김연아는 두 차례 점프 과제에 이어 스파이럴 시퀀스(한쪽 발로 스케이팅하는 기술)를 펼친 뒤 플라잉 싯스핀(공중에 뛰어오른 뒤 앉아서 회전하는 기술)을 연기한다.

그 다음은 스텝 차례. 활주하면서 에지의 바꿈과 회전, 손 동작 등을 종합해 점수를 매기는 스텝에 이어 필수과제인 레이백 스핀(허리를 뒤로 젖혀 회전하는 기술)을 이어간다.

역시 쇼트프로그램의 필수과제인 더블 악셀(공중 2회전 반.3.5점)을 뛰고 나면 회전축이 되는 발과 자세를 모두 바꾸는 콤비네이션 스핀(CCoSP)으로 연기를 마친다.

◇진정한 실력을 겨루는 '프리스케이팅'

4분 동안 다양한 기술의 발휘를 통해 자신의 기량을 뽐내는 종목이다.

하지만 자유롭게 연기하는 속에서도 엄연히 질서와 제약이 따른다.

우선 점프는 7가지 이상 할 수 없다.

그 이상을 넘어선 점프는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스핀은 4가지를 해야 하고 스텝과 스파이럴을 각각 한 번씩 연기해야 한다.

뮤지컬 '미스사이공'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한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시작해 트리플 루프 점프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고관절 통증에 따른 훈련 부족 때문에 성공률이 낮은 루프(5점) 대신 더블 악셀을 하기로 했다.

이후 플라잉 싯스핀을 연기한 뒤 곧장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7.3점)를 시도하는 데 상황에 따라 더블 루프 점프를 한 번 더 연결하는 '3Lz-2T-2Lo'를 통해 기본점수를 8.8점까지 끌어올리기도 한다.

그 다음은 스파이럴 시퀀스 차례. 이어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7.5점)를 펼친 뒤 플라잉 카멜 콤비네이션 스핀을 펼친다.

김연아는 이어서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살코우(4.5점) 점프를 연달아 뛴 뒤 싯스핀 연기를 이어 간다.

하지만 김연아는 싯스핀 연기가 체력적 부담이 커서 이번 대회에서는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바꾸기로 했다.

스텝연기에 이어 이너바우어에 이은 더블 악셀로 점프 연기를 끝내는 김연아는 주축 발과 자세를 모두 바꾸는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무리한다.

(예테보리<스웨덴>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