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으로 901원선 복귀

원.달러 환율이 31일 장중 800원대로 떨어진 뒤 외환당국 개입으로 가까스로 900원선으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 수준인 907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매도세가 급증하면서 901원선까지 급락했다.

오후들어 902원 부근에서 공방을 벌이던 환율은 매도세 강화로 오후 1시52분쯤 900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899.60원으로 저점을 낮춘 뒤 당국 개입으로 901원선으로 올라섰다.

환율은 오후 2시15분 현재 전날보다 달러당 5.40원 떨어진 901.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종가 기준으로 8월22일 899.80원 이후 10년2개월만에 처음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금리인하를 앞두고 달러화 매도세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한 때 900원이 깨졌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된 점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옵션을 통한 환헤지분 손절매도가 환율 낙폭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개입 강도를 강화하면서 환율을 901원선으로 올려놓자 달러화 매도측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은행 조휘봉 차장은 "역외세력과 투신 등에서 매도에 나서면서 은행권 손절매도가 촉발됐다"며 "당국으로 추정되는 매수세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 900원대 방어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녹아웃 옵션에 걸린 매물들이 쏟아지면서 일시적으로 환율을 900원 아래로 떨어뜨렸다"며 "개입성 매수세는 장 내내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시각 원.엔 환율은 100엔당 785.90원을, 엔.달러 환율은 114.68엔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