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17일 상대에 대한 견제에 본격 나섰다.

정 후보는 '20(부자) 대 80(가난한 자)론'을 제기,이 후보를 부자를 대변하는 후보라고 몰아붙이는가 하면 "이 후보 때문에 4강 외교를 망쳤다"고 정면 공격했고 이 후보는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며 정 후보에게 역공을 폈다.

정 후보는 후보 수락 연설 이후 연일 "이 후보는 돈 있고 땅 있는 사람들만을 위한 약육강식 경제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 후보의 성장만능주의와 입시부활론은 결국 20 대 80 사회로 가자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강남과 다주택 보유자를 겨냥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과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노무현 따라하기'란 시각도 없지 않다.

정 후보는 17일 "그동안 나름대로 4강 외교 준비를 하고 있었고 대선 후보 확정 직후인 17일 곧바로 미국으로 향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러나 MB(이명박) 때문에 계획을 망쳤다"고 주장했다.이 후보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불발 소동으로 인해 계획을 취소했다는 것이다.정 후보는 "(워싱턴에 있는) 내셔널 프레스 클럽(NPC) 연설도 예약해놨었다"면서 "MB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신당 후보를 보니까 노 정권에 대한 비판 때문에 당을 해체하고 (당을 새로) 만들었는데,후보가 되니까 다시 돌아가는 것 같다"며 "뭐라고 하든 결국은 노무현 정권의 아류"라고 비판했다.그는 이어 "(이번 대선은) 정권 연장이냐 정권교체냐 하는 양대 세력 간 싸움"이라며 "(또) 말 잘하는 세력과 일을 잘하는 세력 간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이 후보는 "요즘 한나라당이 20%를 위하고,80%는 위하지 않는 것처럼 (정 후보가) 말하는데 한나라당은 100% 국민을 위한다"고 반박했다.

당 차원에선 정 후보의 여론 지지율 상승세를 저지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아직 이 후보의 '대세론'에 큰 변화가 없다는 판단이나 범여권이 후보 단일화와 진보진영 및 호남표 결집을 통해 판을 흔들 것에 대비하자는 차원이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