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로비스트 린다 김(한국명·김귀옥)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신정아씨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이에 오간 연서와 중년 공직자의 '어이 없는 낙마'라는 측면에서 10여년 전의 '린다김 사건'과 극히 비슷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린다 김은 미모의 로비스트로 당시 이양호 국방장관을 비롯한 고위층 인사를 상대로 '애정 로비'를 벌인 의혹의 진원지였다.

'사랑하는 린다에게' '산타바바라 바닷가에서 아침을 함께 한 그 추억을 음미하며' 등 연정을 담은 이양호 국방장관의 러브레터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이양호 장관은 결국 '부적절한 관계를 2번 가졌다'고 고백하면서 사건의 파장은 엄청났다.

이 때부터'부적절한 관계'라는 말이 '혼외 관계'를 뜻하는 유행어로 회자됐다.

린다 김은 이외에 그 당시의 국회 국방위원장, 환경부장관, 신한국당 의원, 동력자부장관 등과도 수시로 편지와 전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996년 정부는 국방부 통신감청용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의 납품업체최종 선정을 앞두고 있었다.

그 해 6월 린다 김을 로비스트로 고용했던 E-시스템사가 가장 비싼 가격으로 응찰했음에도 가장 유리한 입장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최종 재가가 나기 3개월 전, 이양호 장관은 지인의 소개로 린다 김을 만난후 이들은 극히 짧은 시간에 엄청난 풍파를 몰고 온 것이다.

이양호 장관은 같은해 10월 대우중공업으로부터 경전투헬기사업과 관련해 1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린다 김은 2000년 10월 백두사업 관련 항소심에서 군사기밀을 빼내고 백두사업 총괄팀장에게 1000만 원을 준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미국으로 떠났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