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鄭 세싸움 가열..중하위권 `살아남기' 혼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 9명 중 본경선 진출자 5명을 추려내는 예비경선의 막이 3일 올랐다.

5일까지 이어지는 예비경선의 결과는 탈락자를 걸러내는 동시에 15일부터 시작되는 본경선 레이스의 풍향을 예보한다는 점에서 각 캠프는 한치의 긴장도 늦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강(强)을 굳히고 있는 손학규 정동영 후보는 제각기 본경선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힘겨루기에 전력투구했고, 나머지 후보 7명은 남은 세 자리의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한 각축전을 전개했다.

특히 컷 탈락이 예상되는 하위권 후보들은 `1인2표제'의 여론조사 방식이 갖는 이변 가능성에 기대를 걸면서 선두주자들과의 2순위표 연대를 적극 모색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안정권'에 접어든 손학규 정동영 후보측은 1만명으로 추려진 예비경선 선거인단 중 자신들의 지지세력이 어느 정도 포함됐는지 파악하느라 열을 올리는 등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펼쳤다.

손학규 후보는 이번 예비경선을 대세론 확산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 하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확실히 차별화된 `비노.반노 후보'이자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후보에 대항하는 `유일 후보'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진력했다.

손 후보는 이날 글로벌 인재와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해 5년간 청년 30만명을 인턴으로 해외에 파견하는 `30만 청년 광개토 해외파견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주택.노후.일자리 문제에 대한 후속정책을 준비하는 등 정책우위를 과시하는데 주력했다.

또 오후 충북지역 경선승리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캠프 내부의 지역 선대위 발족작업에도 속도를 더해 조직력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손 후보는 이날 오전 선대본 회의에서 "한나라당 경선처럼 구태정치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는 비전과 정책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선과 경선 과정에서 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싸움의 하나가 말꼬리잡기"라며 자신의 `정상회담' 발언을 공격한 다른 후보들을 공격했다.

정동영 후보는 7차례에 걸친 전국단위 선거를 통해 구축된 조직력을 다지는 한편 손학규 후보의 `정통성'을 집중 공격하며 `손학규 대세론'의 기세를 제압하는데 주력했다.

`손님' 손 후보와 확실히 차별화된 `적자' 정 후보의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추후 본경선의 `진검승부'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포석이다.

정 후보는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손 후보의 정상회담 발언은 민주평화개혁세력의 자존심을 통째로 훼손하는 것"이라며 "신당에 참여했으면 정체성을 계승하려고 노력하는 게 기본이고 순리"라고 강조했다.

노웅래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손 후보가 과연 민주개혁세력의 자존심을 대표할 수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국민경선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 발대식에 참석한다.

이해찬 후보는 비노주자군과 차별화된 친노 대표주자로의 입지를 구축하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 후보는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박용길 장로와 지선 스님 등 재야인사 150여명의 지지선언식에 참석한 뒤 선거대책위원회 첫 공개회의와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컷 통과 전망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지지 선언식에서 허성관 전 행자장관은 "(이 후보의 총리 재임당시) 일일이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배웠다"며 "이 후보야말로 미래를 보고 대비하는 역량, 국민의 신뢰, 일관성 있는 인생 철학 등 국가 지도자의 세 가지 덕목을 갖추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어 선대위 첫 공개회의에서 "민주화 운동 인사,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개혁적 정책을 일관되게 이끌어온 관료 등이 참여한 선대위를 중심으로 경선, 본선에서 승리해 우리 사회를 일류국가로 만드는 일을 책임지고 하겠다"며 "과거 산업시대, 토목시대의 정치가 아니고 새로운 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시민 후보는 `정책중심의 대결'을 모토로 내걸고 정책공약 띄우기에 주력했다.

유 후보는 오전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선진통상국가'와 `사회투자국가', `선도평화국가' 등 국가전략 3대 비전과 이에 따른 세부 공약에 대해 설명하고, 오후에는 인천 참여정부평가포럼 초청으로 `선진통상국가로 가는 관문 인천'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한명숙 후보는 예비경선 통과 가능성을 낙관하면서 여성정책 홍보에 초점을 맞춰 정책대결을 펼치는데 주력했다.

한 후보는 이날 오전 동작구 대방동에서 서울 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에서 여성단체 및 여성계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여성정책 참공약 서약식'을 갖는데 이어, 한국여성단체연합 회장인 이효재,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등 각계의 여성인사 1천219명이 참여한 `대선 1219 지지선언' 이벤트를 개최했다.

추미애 후보측은 "추 후보가 컷오프의 문턱에 걸려 넘어지면 범여권 대통합에 위기가 온다"며 막판 지지표를 끌어모으는데 진력했다.

추 후보측 선대본부장인 염동연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주당을 끌어안아 대통합을 완성시킬 수 있는 추미애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는 이날 대구, 창원 등 영남지역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잇따라 가질 예정이다.

개혁후보임을 자처하는 천정배 후보는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국민경선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 발대식에 참석한 뒤 김포공항 스카이시티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재경 호남향우회 총회에 참석하는 등 호남민심 잡기에 주력한다.

김두관 후보는 오후 국민경선운동본부 광주.전남본부 발대식 참석 외에 별다른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주요 지지자들에게 격려 전화를 돌려 마지막까지 선거운동에 나서줄 것을 호소하는 등 상황 점검을 할 예정이다.

신기남 후보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 "복지문화국가 노선을 설명해온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선거인단이 평가하고 지지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