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숫자 게임'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트로크나 스코어, 홀이나 벌타, 클럽번호나 핸디캡, 규칙 조항 등 모든 것이 숫자로 표시된다.

또 승부도 숫자로써 결정된다.

골프에서 숫자는 낮은 편이 좋다.

하지만,우승이나 홀인원 횟수 등은 많을수록 좋다.

한 라운드가 18홀로 구성되는 것에 빗대 1에서 18까지 숫자를 통해 골프의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1 파3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할 경우 타수.홀인원은 모든 골퍼들의 소원이자 '행운'의 상징이다.

입문 후 첫 라운드에서 홀인원을 하는 골퍼가 있는가 하면,프로 가운데서도 홀인원을 해보지 못한 골퍼들이 수두룩하다.

홀인원 확률은 아마추어골퍼들이 1만2000분의 1, 프로골퍼들이 3000분의 1로 추산된다.

#2 남자골프 대륙대항 단체전인 라이더컵과 프레지던츠컵을 개최하는 연도의 간격. 두 대회 모두 격년제로 열린다.

라이더컵(미국-유럽 대항)은 지난해 아일랜드 K클럽에서 열려 유럽팀이 승리했으며 통산전적에서는 미국팀이 24승2무10패로 우위다.

미국-인터내셔널(유럽 제외) 간 대결인 프레지던츠컵은 올해 9월 캐나다의 로열 몬트리얼GC에서 열린다.

#3 US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최종일 공동선두가 나올 경우 치르는 연장전 방식. 3개홀 플레이를 벌여 그 누적 스코어로 순위를 가린다.

한홀 한홀 승부를 가리는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나 익일 18홀 플레이를 펼치는 방식과 다르다.

3은 골퍼들이 좋아하면서도 싫어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파4홀에서 3타, 즉 버디를 잡았을 땐 기뻐하지만 3퍼트를 할 땐 고개를 떨구고 만다.

#4 최경주의 미국PGA투어 통산 우승 횟수(2007년 5월 13일 현재). 2002년 컴팩클래식과 탬파베이클래식, 2005년 크라이슬러클래식, 2006년 크라이슬러챔피언십이 그것이다.

아시아 골퍼로는 최다승이다.

일본의 마루야마 시게키는 3승을 거둬 최경주의 뒤를 잇고 있다.

최경주가 앞으로 얼마나 더 승수를 추가할지 주목된다.

#5 볼이 러프에 들어갈 경우 찾을 수 있는 제한 시간은 5분이다.

5분 동안 수색해서 볼을 찾으면 그 볼이 인플레이볼이 되지만, 5분이 지나서 찾으면 그 볼은 분실구로 간주된다.

또 공인 핸디캡을 발급받기 위해 내야 하는 최소의 스코어카드도 5장이다.

최근 라운드한 다섯 차례의 스코어카드를 사진과 함께 대한골프협회에 내면 공인 핸디캡 증명서를 발급해준다.

#6 파4홀에서 티샷을 OB내고 다음샷으로 파를 잡을 경우 그 홀의 스코어. 파보다 2타를 더 쳤으므로 더블보기가 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OB를 내고도 그 홀에서 파를 잡는다면 선방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6은 또 미국LPGA투어프로 김미현이 골프백에 넣고 다니는 우드 숫자이기도 하다.

체격이 왜소한 김미현은 롱·미드 아이언 대신 우드를 많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7 타이거 우즈가 퍼트할 때 매번 반복하는 '루틴'의 단계다.

①볼 뒤편으로 다가서 전체적인 상황을 살핀다 ②경사를 판단하기 위해 라인의 측면을 살피며 홀을 향해 걸어간다 ③홀 주변을 살핀다 ④볼로 돌아와 그 뒤에 웅크리고 앉아 가장 효과적인 속도와 브레이크를 결정한다 ⑤볼 옆에 서서 연습스윙을 두 번 한다 ⑥볼 뒤에 퍼터를 가져가고 양발을 내민다 ⑦라인과 홀을 두 번 더 본 뒤에 스트로크를 한다.

#8 미국PGA투어 역대 최다홀 연속 버디.모두 6명이 '8개홀 연속 버디' 행진을 했다.

한국 남자프로골프에서도 남영우가 2005년 기아로체비발디오픈 1라운드에서 8연속 버디를 기록을 세웠다.

유럽PGA투어에서는 콜린 몽고메리가 9연속 버디를 잡은바 있다.

#9 18홀 코스의 전·후반 홀수.흔히 '프런트 나인-백나인' 또는 '아웃-인'으로 부른다.

골퍼들은 전반 9홀 동안 스코어가 좋지 않더라도 후반 9홀이 남아있으니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그 반면 전반에 스코어가 너무 좋아 방심하다 보면 후반에 금세 무너질 수도 있는 것이 골프다.

#10 친 볼이 홀 가장자리에 걸쳐 있을 때 기다릴 수 있는 시간. 예컨대 퍼트한 볼이 홀 턱에 걸려 들어갈듯말듯한 상황일 때 그 골퍼는 홀에 다가가서 10초 동안 기다릴 수 있다.

10초 안에 볼이 떨어지면 들어간 것으로 간주한다.

10초가 지난 뒤 들어가면 1타를 추가해야 한다.

#11 한 골퍼가 1년 동안 기록한 최다 홀인원수.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던 조셉 보이드스톤은 1962년 한 해에만 11개의 홀인원을 쏟아내 이 부문 세계 기록으로 인정받고 있다.

평생 홀인원을 한 번도 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는 골퍼들이 많은 점에 비춰볼 때 부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12 골프볼 한 다즌. 대부분 골프볼 메이커들은 12개들이 박스를 한 단위로 출시하는데, 볼에 쓰인 번호는 1∼4번이 대종을 이룬다.

즉 한 다즌의 볼 가운데 1번볼이 3개, 2번볼이 3개, 3번볼이 3개, 4번볼이 4개로 구성되는 것. 양용은 프로의 경우 매일 한 다즌의 볼을 가져와 3개는 연습용으로 쓰고, 나머지 9개를 대회에서 사용한다고 한다.

#13 남자골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 역대 한 홀 최다 타수. 올해까지 71차례 열린 마스터스에서 톰 와이스코프는 1980년 12번홀(파3)에서,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는 1978년 13번홀(파5)에서 각각 13타를 쳤다.

두 선수의 불명예스런 기록이 언제 깨질지 두고 볼 일이다.

#14 플레이할 때 갖고 나갈 수 있는 클럽의 숫자. 드라이버가 두 개든, 퍼터가 두 개든 총 14개까지는 상관없지만 15개 이상 갖고 나가면 홀마다 2벌타, 최대 4벌타를 받게 된다.

이안 우즈넘은 2001년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던 중 1번홀이 끝난 뒤 15개의 클럽이 있는 것을 알고 통한의 2벌타를 받았다.

우즈넘은 그 대회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15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에서 역대 1, 2위 간 최대 타수차. 타이거 우즈는 2000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US오픈에서 합계 272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2위(어니 엘스, 미겔 앙헬 히메네스)와 무려 15타차였다.

15타차 우승은 1862년 브리티시오픈에서 13타차 우승을 한 톰 모리스의 기록을 2타나 경신한 것. 우즈는 마스터스 최다타수차(12타) 우승 기록도 갖고 있다.

#16 2007시즌 한국프로골프투어 대회 수. 개막 전인 토마토저축은행오픈을 시작으로 동부화재 프로미배오픈까지 16개 대회가 예정돼 있다.

16개 대회를 치러 상금랭킹 상위선수들만 투어챔피언십에 나가 '왕중왕'을 가린다.

코리안투어는 미국이나 일본투어에 비해 아직 대회수가 적지만, 최근 2∼3년 새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17 골프의 '발상지'인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GC 올드코스 17번홀(길이 422m)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파4홀,가장 고약한 파4홀로 일컬어진다.

파5홀에서 파4홀로 개조한 데다 드라이버샷이나 어프로치샷을 하기가 쉽지 않다.

더욱 그린 앞에는 악명 높은 '로드 벙커'가 버티고 있다.

데이비드 에이튼은 1885년 브리티시오픈 때 이 홀에서 11타를 쳤고, J H 테일러는 13타를 치기도 했다.

#18 잭 니클로스의 메이저대회 통산 승수. 역대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횟수다.

타이거 우즈는 현재 메이저대회 12승을 기록, 이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골프계는 우즈가 니클로스의 18승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