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 오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를 잡았다.걱정하지 않는다"

잉글랜드 명문 클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5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 2006-200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자신있게 던진 말이다.

퍼거슨 감독은 이날 패배로 2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하지만 "나는 경기 전 우리가 골을 넣는다면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됐다"며 10명이 싸우고도 적지에서 득점을 올렸다는 데 만족해 했다.

1, 2차전 합계 양 팀의 득실점이 같을 경우 원정 득점을 우선시하는 규정으로 맨유는 1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릴 홈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해도 4강에 진출한다.

올해 맨유는 1998-1999 시즌에 이어 8년 만에 '트레블(정규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3관왕)'을 노리고 있다.

현재 7경기를 남겨 놓은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5승3무3패(승점 78)로 2위 첼시(22승6무3패.승점 72)에 6점 차에 앞선 채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FA컵에서도 15일 리그 최하위 왓포드와 준결승전을 갖게 돼 일단 결승 진출 전망은 밝다.

역시 트레블 달성의 가장 큰 관건은 챔피언스리그다.

맨유로서는 주전 스트라이커 웨인 루니가 챔피언스리그에서 2년 7개월 만에 골 맛을 본 것이 큰 위안거리다.

AS로마전에서 맨유의 2차전 역전 가능성을 부풀리는 골을 터트린 루니는 에버턴에서 맨유로 이적해 데뷔전이었던 2004년 9월 페네르바체(터키)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꿈의 무대' 챔피언스리그에서 지독한 골 가뭄에 시달려 왔다.

반면 맨유는 로마와 1차전에서 중원을 지키던 폴 스콜스가 두 차례 경고를 받으며 퇴장당해 2차전에는 뛸 수 없다는 게 걱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수비진 운용에 애를 먹고 있던 맨유로서는 스콜스의 공백까지 겹쳐 부담이 적지 않다.

퍼거슨 감독은 "라이언 긱스가 중앙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

선택은 여러가지다"라며 고민을 시작했다.

미드필더 대런 플레처가 부상에서 복귀한 것이 그나마 맨유의 숨통을 터준다.

로마전에서 왼쪽 미드필더로 뛴 긱스가 중앙에 배치되면 가벼운 무릎 부상으로 이번 원정길에 동행하지 않았던 박지성이 측면 미드필더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은 최근 프리미어리그에서 2경기 연속을 터트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다시 중책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