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안도 미키, 역대 최고점으로 우승

'피겨요정' 김연아(17.군포 수리고)가 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한국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24일 도쿄 시부야 도쿄체육관 특설링크에서 계속된 대회 마지막날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는 아쉬움 속에 114.19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얻은 71.95점을 합쳐 총점 186.14점으로 3위에 올랐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7.98점으로 2위를 차지했던 안도 미키(20.일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127.11점을 보태 총점 195.09점을 기록하면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에 성공하면서 133.13점을 받아 총점 194.45점으로 안도에 0.64점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은 김연아가 사상 처음이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6명이 모인 4그룹에서 세 번째 선수로 나선 김연아는 '종달새의 비상'을 배경음악으로 연기를 펼쳤다.

첫 번째 점프 과제를 완벽한 트리플-트리플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 점프)으로 소화한 김연아는 허리 통증을 감수한 아름다운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젖힌 채 활주한 기술)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김연아는 더블 악셀(공중 2회전 반)에 이은 스핀 콤비네이션까지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듯 했지만 공중 3회전 연기에서 처음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흔들리고 연이은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또 한번 넘어졌다.

결국 감점 2점을 받아 총점 186.14점으로 개인 최고점을 따냈지만 잡을 수도 있었던 금메달을 눈 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바로 뒤이어 연기를 시작한 아사다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5위로 밀렸던 아쉬움을 만회하려는 듯 첫 번째 점프과제에서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을 시도해 성공시키면서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아사다는 연기 내내 완벽한 점프와 스핀, 스텝 연기를 펼쳐보이며 133.13점을 받아 총점 194.45점으로 중간순위 1위로 치고 올라섰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마지막 출전자 안도에게 윙크를 보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했던 안도는 쿼드러플(공중 4회전)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안정된 연기를 펼치면서 127.11점을 얻어 총점 195.09점으로 아사다를 0.64점 앞서면서 역대 여자 싱글 최고점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