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측 대부분 부정적..성사 미지수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11일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 룰' 합의안 마련해 실패해 `7월-20만명', `9월-23만명' 두 개의 중재안을 지도부에 제시한 것과 관련, "경준위에 한 차례 기회를 더 주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표는 이날 당직자들과의 전화접촉에서 "출범 당시부터 경준위를 합의제로 운영하고, 경준위의 활동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활동시한을 연장하기로 했었다"면서 "합의를 이룰 기회를 주기 위해 경준위의 활동시한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 대변인은 "내일 최고위원회에서 경준위의 두 가지 중재안과 경준위 활동시한 연장안 등 3가지 안이 함께 공식 논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준위 활동시한 연장에 대해 대선주자 진영이 대부분 부정적인 데다 최고위원회 내부에서 조차 이견이 있어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 김재원(金在原) 의원은 "경준위가 이미 공정성을 잃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고,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측 박형준(朴亨埈) 의원은 "경준위에서 다시 논의를 한다 해도 결론이 나기 어렵고 당 분열만 가속화될 뿐"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원희룡(元喜龍) 고진화(高鎭和) 의원도 "경준위의 경선 룰 논의가 그동안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 두 주자 위주로만 흘러왔다"며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대선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측은 구체적인 찬반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우리 입장에선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경준위의 활동시한을 연기하면 좋긴 좋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복수의 최고위원들도 "경준위에서 다시 논의를 한다고 해서 결론이 나겠느냐"며 부정적 의사를 내비쳤고, 대선주자 캠프와 관계없는 일부 경준위원들은 "더 이상의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겠다.

경준위 활동시한을 연장한다 해도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나 대변인은 원희룡 고진화 의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경준위의 공정성을 문제 삼은 데 대해 "후보나 캠프측의 이런 발언들은 결국 개인적 계산에 의한 발언으로, 사실상 해당행위에 해당된다"면서 "후보와 캠프는 자기들의 계산과 이익을 버리고 당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서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지금은 경준위의 활동에 왈가왈부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