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네티즌과의 대화는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27일 노 대통령과 인터넷매체와의 합동 인터뷰는 예정시간을 20여분간 넘기면서 약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그만큼 국민들과의 직접 대화에 목말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 대통령은 인터뷰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기 어려워 답답하다"며 "섭섭하다고 말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지만 갑갑한 경우는 있다"며 이 같은 심경을 드러냈다.

다음은 주요 발언 내용 요약



◆남북 정상회담,때가 아니다

북한도 개혁·개방 외에 아무런 길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개혁·개방을 할 것이다.

개혁·개방과 별개로 상대방이 나를 위협할 때 대응하기 위해,또 아예 위협을 하지 못하도록 핵무기는 따로 개발할 수 있는 것이다.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북한 핵 공격용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

북한이 핵을 만들어서 누굴 언제 어디로 공격한다는 뜻이냐.북한이 핵무기를 선제 사용한다는 것은 정신병자만 할 수 있는 일이다.

저는 그렇게 판단한다.

남북 정상회담은 이뤄지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만나서 할 일이 있다는 판단이 서면 적극적으로 만나자고 손을 내밀겠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닌 것 같다.

◆초당적 국정 운영은 독재 유산

우리나라만 세상에 없는 말을 만들어 초당적 정치를 하라고 한다.

과거 공작정치 시대 유산이다.

국민의 정부 이래 정부가 선거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내각은 행정·실무적인 내각이 맞다.

장관은 가급적 바꾸지 않겠다.

그동안 양성한 인재풀의 밑천도 떨어졌다.

또 바꾸면 참여정부 정책 노선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국무회의 때 장관들에게 당적에 관계없이 열심히 해 달라고 부탁했다.


◆개헌 왜 지금하면 안 되나

왜 지금하면 안 되고 다음 정권에서 하면 되는가.

충분히 토론하고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답을 찾아 나가는 게 민주주의인데 개헌 논의 자체를 덮어버렸다.

언론과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 입을 다무니까 말할 사람이 없는 것이다.

지금 안 되면 앞으로 20년간은 개헌을 이야기할 수 없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다고 합당한 이유 없이 약 20년 동안 개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데 이것이 정당한가.

지지율은 포기했다.

이를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다거나 무시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논리비약이다.

지지율이 낮으면 정책 수행이 어려워진다.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주로 제 책임이지만 방법이 별로 없다.

노력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FTA로 양극화 확대 없을 것

22개국이 미국과 FTA를 하자고 했는데 한국이 상대가 돼 카드를 쥐고 간다.

한국에 좋은 기회다.

일본이 미국과의 FTA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일본이 미국과 먼저 치고 가면 위기감이 오고 중국이 치고 나가도 위기감이 온다.

한·미 FTA로 양극화가 심화한다는데 농업이 피해를 입겠지만 정부가 양극화가 벌어지는 일은 없도록 노력하겠다.

FTA로 미국화하지는 않는다.

한국은 어떤 개방에도 이겨낼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FTA 협상이 끝난 후 서비스 시장은 주도적,자발적으로 열어 나가야 한다.

◆차기 대통령 조건은

대선 여론조사를 하면 '경제하는 대통령'이라고 나오는데 15대,16대 때도 경제하는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항상 높았다.

그러면 그때 시대정신이 경제였겠느냐.경제는 어느 때나 항상 나오는 단골메뉴이며,진정한 의미에서 시대정신은 항상 있는 것이다.

정치를 좀 잘 알고 가치를 말하고 정책을 말하는 사람,가치 지향이 분명하고 정책 대안이 분명한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특히 정치를 좀 알면 좋겠다.

◆양도세 완화 안 된다

부동산 가격은 물가 상승률이나 금리 이상으로 오르면 절대로 안 된다.

부동산이 실제로 물가 수준으로 오르면 여러 가지 조세들이 따라붙기 때문에 수지가 안맞게 된다.

종부세는 부동산이 연간 약 10% 오르더라도 물가나 금리 수준보다 수지가 맞지 않도록 설계했다.

종부세 아직도 낮다.

양도세가 높아서 집을 팔 수 없다는 것은 맞지 않다.

양도세 실효세율은 10% 내외다.

비싼 동네서 싼 동네로 이사 가면 양도세 10% 내고도 돈 많이 남는다.

/정리=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