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강석주 발언, 북한 입장 변화 아니다"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는 오는 26일 베이징을 다시 방문,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이 22일 밝혔다.

힐 차관보는 21일 귀국, 국무부를 비롯한 미국 정부 당국자들과 방중 결과를 협의하고 추수감사절 휴일을 보낸 뒤 26일 다시 베이징을 방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 등과 6자회담 재개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케이시 부대변인은 말했다.

힐 차관보는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북한측 인사들과 만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케이시 부대변인은 설명했다.

6자회담의 구체적인 재개 날짜와 관련해서도 현재로선 '12월 중순 재개를 희망한다'는 기존 입장 이외에 더 이상의 새로운 내용은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힐 차관보는 앞서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한 뒤 20~21일 베이징을 방문, 우다웨이 부부장 등 중국측 인사들과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앞둔 사전 조율작업을 벌였다.

힐 차관보는 특히 베이징 체류 중에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만날지 여부가 주목됐으나, 두 사람간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힐 차관보가 다시 베이징을 방문할 경우 김 부상과의 회동이 성사될 지와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북미 양측이 주장하는 금융제재 해제와 핵폐기 의지 입증 등의 핵심쟁점에 대한 진전이 있을 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핵무기를 포기하기 위해 만들었겠느냐'는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발언은 특별히 문제될게 없다고 논평했다.

이 관계자는 강석주 부상의 발언 내용이 "재미있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힐 차관보가 이 발언에 대해 "특별히 문제되거나 북한이 기존 입장에서 후퇴하려는 것은 전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석주 부상의 발언은 '아무런 대가 없이 핵무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로 이해되지만, 9.19 공동 성명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모종의 경제적 혜택과 한국 전쟁의 공식적인 종식 등의 대가를 받는 내용이라고 이 관계자는 지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