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ㆍ21일 올림픽팀 한ㆍ일전, 15일 이란전 '겹겹이 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우승을 당면 목표로 내건 베어벡호가 11월 죽음의 일정을 앞두고 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0년만에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을 올해 최대 과제로 삼고 있지만 그 전에 열리는 평가전 성격의 대진이 만만찮은 상대들로 짜여있기 때문이다.

베어벡호는 곧 '한지붕 두 가족'으로 '분가'를 하게 된다.

우선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7일 소집돼 테헤란 원정 준비에 들어간다.

유럽파를 점검하고 5일 입국하는 핌 베어벡 감독은 오는 15일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07 아시안컵축구 예선 최종전 이란과 원정경기에 아시안게임 대표 선수들을 데려가겠다고 공언해놓은 상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박주영, 정조국(이상 서울), 최성국(울산), 백지훈(수원), 김영광(전남) 등 23세이하 선수들과 와일드카드로 합류할 이천수(울산), 김두현(성남), 김동진(제니트)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반면 이란은 지난 9월 방한했던 성인대표팀 정예 멤버가 그대로 출전할 것으로 알려져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 8승4무7패로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10만을 수용하는 아자디 경기장의 광적인 응원과 원정의 불리함을 감안할 때 쉽지않은 일전이 될 게 분명하다.

한국과 이란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3승2무로 동률이고 골득실에선 대만전에서 대량득점한 한국이 4골 앞서 있다.

더 큰 문제는 14일과 21일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일전을 치러야 하는 올림픽 대표팀(21세이하)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8강을 목표로 내년 초부터 예선을 진행해야 할 올림픽팀은 아직 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팀은 작년 네덜란드 U-20 세계청소년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발돼야 하는데 박주영, 백지훈과 오장은(대구), 김진규(이와타), 정인환(전북), 정성룡(포항) 등 6명이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겹치기 때문에 이들을 빼고나면 선수층이 극도로 엷어진다.

베어벡 감독도 테헤란 원정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올림픽팀 지휘봉은 홍명보 코치가 대신 잡는다.

전통적으로 올림픽팀을 중시하는 일본은 고지 소리마치 감독이 지난 달부터 올림픽팀을 구성해 이미 한 차례 담금질과 평가전을 했다.

지난 25일 평가전에선 네덜란드에서 J리그로 U턴한 '괴물' 히라야마 소타(FC도쿄)가 골을 뽑는 등 화력과 조직력을 과시하며 '플래티넘세대'를 키우고 있는 중국을 2-0으로 완파했다.

한국 올림픽팀은 일본과 역대 전적에서 4승2무3패로 앞서지만 최근 전적은 좋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오사카에서 0-2로 완패했고 서울에서도 득점없이 비겼다.

A매치는 아니지만 한.일전이란 점을 염두에 둔다면 최소한 1승1패는 거둬야 체면이 설 상황이다.

그렇지만 선수도 코칭스태프 자원도 절대 부족한 게 베어벡호의 현실이다.

국내파 선수들은 8일 FA컵 준결승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원정경기(전북), 11∼12일 K-리그 플레이오프, 19일과 26일 K-리그 챔피언 결정전 등으로 숨돌릴 틈이 없다.

베어벡 감독은 당장엔 코칭스태프를 보강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대한축구협회는 "올림픽팀을 구성하더라도 곧바로 수석코치를 뽑지는 않겠다는 게 감독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