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사무총장에 한발 더 다가서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이 28일 오후(현지시각) 실시된 유엔 사무총장 3차 예비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반 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실시한 3차 예비투표에서 찬성 13, 반대 1, 기권 1표를 얻어 2차에 이어 다시 1위를 고수했다.

반 장관은 1,2차 예비투표에 이어 3차 투표에서도 또 다시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사무총장 선출 요건인 9표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 1위를 차지함으로써 가장 유력한 차기 사무총장 후보라는 평가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 사무차장은 2차 때보다 찬성표가 2표 줄어든 8표와 반대 3표, 기권 4표를 얻어 2위를 차지했으며 이번 예비투표에 처음 참가한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라트비아 대통령이 찬성 7표, 반대 6표, 기권 2표를 얻어 3위에 올랐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후보로 나선 태국의 수라키앗 사티라타이는 쿠데타 등의 여파로 찬성표가 2차 때보다 4표 줄어든 5표와 반대 7표, 기권 3표를 얻어 4위에 올랐으며 요르단의 제이드 알-후세인 왕자와 아프가니스탄의 아슈라프 가니 카불대 총장이 공동 5위, 스리랑카의 자야나타 다나팔라가 7위를 기록했다.

이날 투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이 참여, 7명의 후보를 놓고 투표를 실시했고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이 같은 투표용지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 유엔 주변에서는 이번 예비투표 결과에 대해 후보들의 찬성표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는 것을 가장 큰 특징으로 꼽고 있다.

유엔 소식통들은 전반적으로 후보들의 찬성표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비록 인기투표 성격이었지만 이번 투표부터 안보리 이사국들이 의견을 표시하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이제부터 본선경기가 시작된 셈이며 이제까지와는 달리 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번 투표에서도 여전히 반대표 1표를 안게 돼 불확실성을 남겨 놓은 상황이 됐지만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으며 찬성표 감소폭도 주요 후보 가운데 가장 적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앞서 반 장관은 지난 7월 1차 예비투표에서 찬성 12표(반대 1표, 기권 2표)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14일 2차 예비투표에서도 찬성 14표(반대 1표)를 얻어 선두를 달렸다.

소식통들은 아세안 단일후보로 출마한 수라키앗 후보의 지지세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도 주목 대상이라면서 아세안의 움직임이 막판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4차 예비투표는 다음달 2일 실시되며 이 때부터는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의 투표 색깔을 구분해 사실상 상임이사국들이 거부권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이뤄진다.

차기 사무총장은 안보리가 투표를 통해 상임이사국 5개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가운데 최소 9개국의 지지를 받은 후보를 추천하면 총회가 이를 추인하는 형태로 선출된다.

코피 아난 현 사무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로 끝나며 차기 총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5년이다.

(유엔본부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