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수집 반경 대폭 확장..감시능력 배가
尹국방, 미국에 판매협조 거듭 요청


한국은 미국이 판매를 거부하고 있는 무인정찰기 '글로벌 호크 '를 왜 구매하려 하는 걸까.

군 관계자들은 글로벌 호크를 도입하면 우리 군의 정보수집 반경이 대폭 확장돼 한반도 안팎의 감시능력을 배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북 감시.정보수집에 치중했던 정보획득 수준과 범위를 한반도 밖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첩보위성 수준에 버금가는 글로벌 호크의 재원을 보더라도 군 관계자들의 이런 설명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글로벌 호크는 지상 20㎞ 상공에서 38∼42시간 동안 비행하며 레이더(SAR)와 적외선 탐지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전략무기로 작전반경은 3천km에 이른다.

1998년 최초 비행에 성공한 이 무인정찰기는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전장을 누비고 있다 . 알래스카에서 포르투갈까지 횡단하기도 했던 글로벌 호크는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항구적 자유'작전에 참가해 50차례가 넘는 임무를 수행했다.

글로벌 호크는 4천800km 거리의 목적지까지 날아가 20km의 높은 고도에서 24시간 정찰하고 기지로 귀환할 수 있다.

수집된 정보는 전 세계를 커버하는 인공위성 통신망을 거쳐 지상에 있는 기지로 전송된다.

기체 폭은 35m, 길이 13m, 높이 4m로 889kg의 폭탄을 적재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미측에 글로벌 호크를 판매해 주도록 공식 요청하고 있으나 미측은 '판매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6월21일 열린 한미 안보협력위원회(SCC) 회의에서 글로벌 호크 판매를 요청했으나 미측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지난달 초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에게 서신을 보내 재차 판매협조를 요청했으나 이 관리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은 25일 '한미 방산 및 기술협의회'(DTICC) 참석차 방한한 알 볼크만 미 국방부 국제협력국장의 예방을 받고 글로벌 호크를 한국이 구매할 수 있도록 미국 국방부가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공개리에 윤 장관을 예방한 볼크만 국장은 윤 장관의 요청에 대해 "잘 알겠다.

귀국하면 한국의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달 27~2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10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회의에서도 글로벌 호크 판매를 요청할 계획이지만 미측의 반응이 여의치않으면 10월 안보협의회(SCM)에서 정식 의제로 다루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