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 했습니다."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이 지난 28일 전남 땅끝마을 해남에서 '배땅 프로젝트'를 조촐히 마무리했다.

'배땅 프로젝트'는 박 부회장이 일제시대 보부상으로 사업을 일으킨 할아버지(고 박승직 두산 창업주)의 발자취를 더듬고자 기획한 행사다.

'배땅'은 서울 배오개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를 줄인 말이다.

2004년 11월6일 서울 종로4가 배오개에서 출발,젊은 직원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마다 20∼30km씩 걸어 2005년 추석 때까지 해남에 도착하기로 목표를 정했었다.

그런 그의 목표는 달성이 미뤄져 왔다.

지난해 7월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터진 데다 그 여파로 그는 두산그룹 부회장직을 내놓았고,올 들어서는 관련 재판을 받는 등 행사에 참가하기가 여의치 않았기 때문.

하지만 박 부회장은 최근 2심 재판이 끝나자 다시 배땅 프로젝트를 추스르는 열정을 보였다.

전남 나주시와 영암군을 잇는 코스에서는 경기중·고교 동기동창이면서 사돈인 구자철 ㈜한성 회장을 동참시켜 마지막 스퍼트를 했다.

비록 진행 과정과 일정상 완성도가 떨어졌으나 박 부회장은 배땅 프로젝트를 통해 그룹 창업정신으로 심기일전했다.

그룹 주력사의 하나로 해외 기업 M&A(인수·합병)를 추진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의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