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송파갑, 경기 부천소사, 경남 마산 갑 등 3개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최대 접전지로 꼽히며 주목을 받았던 서울 성북을에서는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면서 한나라당의 `재.보선 불패신화'가깨졌다.

열린우리당은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해 5.31 지방선거에 이어 또 다시 차가운 민심의 현주소를 재확인했다.

당초 한나라당은 모든 선거구에서 압승이 예상됐으나 선거운동 막바지에 터진 경기도당 고위 간부들의 수해골프 파문과 당 소속 경기 광명시장의 호남비하 발언 등으로 지지율이 속락하면서 성북을을 내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지난 2004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주도했던 민주당 조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정치권 재편을 앞두고 `반(反)노 비(非) 한나라' 세력 결집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민주당이 원하든 원치않든 한국정치의 새 틀을 짜는데 중심이 돼 달라는 국민의 명령을 확인했다"고 말했고, 조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탄핵의 정당성이 인정됐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도 "탄핵의 주역이 당선된 것은 이번 선거가 `노무현 정권'을 심판한 성격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당 우상호(禹相虎) 대변인은 "이번 선거가 탄핵의 정당성을 평가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향후 탄핵 정당성 논란이 촉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관위의 최종개표 결과 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개표과정내내 한번도 추격을 허용하지 않고 리드를 지키며 2만3천382표를 얻어 2만1천149표를 한나라당 최수영(崔秀永) 후보를 2천233표차로 따돌리고 승리했다.

서울 송파갑에서는 한나라당 맹형규(孟亨奎) 후보가 2만824를 얻어 우리당 정기영(鄭起泳) 후보(6천289표)에 1만4천535표차로 압승했고, 경기 부천소사에서는 한나라당 차명진(車明進) 후보가 1만8천549표를 획득, 우리당 김만수(金晩洙) 후보(1만1천712표)를 6천837표차로 제쳤다.

경남 마산갑에서는 한나라당 이주영(李柱榮) 후보가 2만550표로 우리당 김성진(金晟珍) 후보(1만630표)를 9천920표차로 이겼다.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정당별 의석 수는 우리당은 142석, 한나라당 126석, 민주당 12석, 민주노동당 9석, 국민중심당 5석, 무소속 5석으로 재편됐다.

한나라당은 지난 2004년 4.15 총선이후 실시된 5차례의 재보선에서 66곳 가운데 무려 48곳에서 승리를 차지했다.

민주당은 8곳, 무소속은 6곳에서 승리했고 우리당은 고작 기초단체장 4곳에서만 당선되는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번 선거 투표율이 사상 최저치인 24.8%로 최종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국회의원 재.보선의 최저 투표율이었던 2003년 4.24 재.보선 당시의 26.0%보다 1.2% 포인트 낮은 수치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