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을' 결과 정계개편 변수여부 주목
한, 한곳이라도 지면 `내부 혼란' 예상

7.26 재.보선 선거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모두 막판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5.31 지방선거 결과가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고, 지금까지 나타난 여론조사 추이도 재.보선이 치러지는 4곳 선거구에서 모두 한나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오고 있지만, 투표율이 워낙 저조할 것으로 예상돼 조직표의 위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인데다 `지방선거 표심'이 그대로 지속된다고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열린우리당과, 최근 수해지역 골프 파동 등 `기강 해이'를 보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각각 어떤 평가가 내려질 것인지, 또 서울 성북을 보선에서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후보의 `반(反) 노무현,비(非) 한나라당' 세력 결집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성북을 선거 결과가 향후 정계개편의 가능성과 파괴력을 미리 점쳐 보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판세

재.보선 4곳 모두 한나라당이 초반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한나라당은 특히 마산갑과 서울 송파갑 재선거의 경우, 다른 후보들과의 격차를 더블스코어 이상으로 벌려놔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다.

다만 골프 파동으로 전국적 지지율이 평균 10% 포인트 정도 빠진 것으로 자체 파악되면서 성북을과 경기 부천 소사 지역의 종반 판세에는 적잖이 신경쓰는 눈치다.

때문에 당 지도부와 함께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등이 외곽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우리당은 경기 부천 소사의 경우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김만수(金晩洙) 후보가 높은 인지도에 힘입어 한나라당 차명진(車明進) 후보와의격차를 좁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북을에선 조재희(趙在喜) 후보가 신계륜(申溪輪) 전 의원이 닦아놓은 조직표를 바탕으로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 주말 유세전을 기점으로 성북을에서 조순형 후보가 한나라당 최수영(崔秀永)후보를 10% 포인트 이내로 따라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민중심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 김진홍 뉴라이트연대 상임고문 등 외부인사들의 선거운동 지원이 집중되면서 분위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수도권 교두보 확보'에 희망감을 피력했다.

◇승패 경우의 수

한나라당이 재.보선 4곳을 `싹쓸이'할 경우, `수해골프 파동' 등으로 리더십에 타격이 예상됐던 강재섭(姜在涉) 대표 체제는 일단 연착륙에 성공하게 된다.

특히 막판 성북을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선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당내에 자신의 위상을 또 다시 과시하는 부수효과도 얻을 수 있게 된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예상했던 일'이라는 점에서 외견상 큰 충격파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패배의식'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즉각 당 지도부 교체 등의 목소리가 나오긴 힘들겠지만 당의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훨씬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성북을 보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거나 부천소사에서 우리당이 이길 경우 범여권내 정치지형도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수도권 교두보 확보에 성공, `호남지역당'에서 벗어나 외연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데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탄핵의 주역인 조순형 전 민주당 대표의 원내 입성이 던지는 상징적인 의미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패배하더라도 조 후보의 득표력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정치적 해석은 달라질 수 있다.

아까운 패배일 경우, 민주당은 `내용상 승리'를 주장하며 정계개편 주도권 쟁탈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다.

부천 소사에서 우리당이 이기면 상황은 역전되면서 우리당은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어느 한 곳이라도 지게 될 경우 내부 혼란이 심화될 개연성이 있다.

새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비주류측의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 대선을 앞둔 대권주자 진영 내부에도 상당한 충격이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정윤섭 기자 south@yna.co.kr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