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저지주나 버지니아주처럼 일자리와 친환경 주거공간을 갖춘 고품격 명품도시를 만들겠다."

"제3,제4의 외곽순환도로 건설 등을 통해 수도권 내에서는 어디서든 1시간 안에 오갈 수 있도록 하겠다."

7월 1일 취임하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2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재임기간 중 부동산·교통·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 대담 = 최승욱 사회부장 ]

'준비된 경기도지사'라는 평가처럼 김 당선자는 각종 공약 사항에 대해 치밀하면서도 상세한 실행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그는 수도권 거주자 2000만명의 식수원인 팔당호의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고 팔당호 유역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수도권을 베이징 상하이 도쿄와 같이 광역화해 국가 성장엔진으로 육성해야 한다"며 "불필요한 수도권 규제를 폐지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도에 뉴타운을 조성하겠다고 했는데 서울시의 뉴타운과는 어떻게 다른가.

"이명박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경기도 역시 재개발 재건축 민원이 많다.

이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광역 재개발이다.

기본 틀은 서울시의 뉴타운을 모델로 하지만 규모는 더 크게 할 것이다.

공원 학교 도로 등은 공공부문이 책임지는 방향으로 하겠다.

성남 수정구,부천 소사구·원미구,고양 구시가지,의정부 구시가지는 한꺼번에 뉴타운으로 개발할 생각이다.

도내 신시가지의 경우 제2순환도로를 건설하면서 주변에 대규모 자족형 친환경 명품도시를 조성할 방침이다.

서울 타워팰리스의 절반 가격에 훨씬 좋은 환경을 갖춘 최고급 전원주택을 만들겠다.

다만 문화부문이 취약할 것으로 예상돼 여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분당이나 일산과 같은 신도시를 건설하겠다는 뜻인가.

"분당이나 일산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도시를 만들겠다.

단순한 베드타운이 아니라 주변에 일자리를 갖춘 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돈 없는 사람이 사는 곳이 경기도라는 인식을 없애기 위해 부자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꾸미겠다.

주택도 소형보다는 중대형 위주로 건설할 계획이다."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기존 건축 관련 법들과 충돌하지 않을까.

"경기도는 동두천 미군 반환기지 등 개발 잠재력이 큰 토지가 많고 서울처럼 지주 등 이해관계자가 많지 않아 사업 시행 속도는 서울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예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부족한 재원은 민자 유치나 외국 자본 유치 등을 통해 해결할 생각이다.

법규상 안 되는 곳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평택이나 동두천과 같은 지역은 개발을 규제하는 조항이 전혀 없다.

미군 반환기지는 50년 이상을 지역 주민들이 희생한 점을 고려해 싼 가격에 도가 매입,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하겠다."

-수도권 어디든 1시간 내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중국 베이징은 이미 6번째 순환도로를 건설했다.

이에 비해 수도권은 이제 겨우 1개의 순환도로만이 완공됐을 뿐이다.

우선 베이징처럼 수도권에 제3,제4의 순환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정체 구간도 대폭 개선하겠다.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곳이 숱하다.

도로를 확장하고 신호체계를 개편하면 경기도 내 505개 상습 정체 구역을 없앨 수 있다.

경전철 건설,전철 복선화 등 철도교통 확장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철도교통 체계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이를 위해 경기도청 철도계를 철도사업단으로 확장,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손학규 지사가 최근 미국 3M,에어프로덕트사와 2억7000만달러 투자 협약을 맺었다.

투자 규모는 큰데 막상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180개에 불과하다.

이를 봤을 때 제조업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제조업보다는 호텔,관광·레저,서비스 산업 등을 집중 육성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규제만 완화돼도 최소 4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중앙정부에 규제 완화를 강력 건의하겠다."

-현재 7개 대기업들의 도내 투자가 확정되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수도권 규제로 어렵지 않겠나.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수도권의 대기업 공장 입지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

다행히 파주 LG필립스LCD단지 준공과 관련,LG전자 등 LG그룹 4개 계열사(투자액 1조8000억원)의 공장 신·증설이 올해 말까지 허용됨에 따라 이들 업체를 입주시킬 산업단지(30만평)가 조속히 지정되도록 정부 부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

또 화학,LCD모니터 주변기기,방송수신기 및 영상·음향기기 등 8개 업종의 대기업 공장 신·증설 허용기간을 현행 연말에서 2011년까지로 늘리고 자동차 난방기구 등 5개 업종의 공장 신·증설도 추가로 추진할 방침이다."

-팔당호 수질 개선을 위해 경안천 바닥을 준설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와 수자원공사 등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며칠 전 양평군 양수리에 개장한 연꽃단지를 다녀왔다.

세계 최고 수준이더라.비용은 27억원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당초 오염정화기능이 뛰어난 연꽃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환경부와 건설교통부에서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막상 만들고 보니 깨끗하면서도 문화적이라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도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무조건 안 된다고 한다.

재임 중 이런 시설을 10개 정도 만들겠다.

팔당호 주변 시·군의 하수도 보급률도 현재 61%에서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수도권 발전론인 '대수도론'에 대해 다른 지방의 반발이 크다.

"지방에선 오해하는 것이다.

수도권은 하나의 생활권이다.

수도권 규제정책으로 인해 낙후된 곳이 많다.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서울 경기 인천의 칸막이를 없애 식수,대기,환경,교통분야 등에서 통합 행정을 펼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삶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재임 기간 중 무엇에 가장 우선 순위를 둘 것인가.

"민생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복지에도 각별한 신경을 쓰겠다.

선택과 집중원칙에 따라 획일적인 복지 지원보다 중증 장애인들과 저소득층의 노약자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

정리=김인완·강동균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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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출생지=경북 영천(54)

△학력=경북중·고등학교,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경력=농민·노동운동,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15,16,17대 국회의원(경기 부천 소사).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원내 부총무,노동위원장,민생대책위원장

△가족=설난영 여사(53)와 1녀

△종교=가톨릭

△좋아하는 음식=된장찌개

△주량=소주 2잔

△애창곡=찔레꽃

△취미=배드민턴,등산

△좌우명=유정유일(惟精惟一):오직 바른 길에만 최선을 다한다.

선공후사(先公後私):공적이 것을 먼저하고 사적인 것은 뒤로 미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