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후부터 본격 시작되는 5.31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여풍(女風)'이 과거 어느때보다 강하게 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를 불문하고 각 당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공천에 여성을 우대키로 한데다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과 지역구 지방의원 후보에도 여성을 상당수 포진시켰기 때문이다.

또 정당대결 구도속에서 지역에 따라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무소속 후보들이 속속 출사표를 내고 있어 이들의 약진도 기대된다.

특히 무소속 후보들은 지역별로 공동전선을 형성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여풍 = 열린우리당 강금실(康錦實) 서울시장 후보의 '보라빛' 출마선언으로 절정에 오른 여풍에 대한 기대감은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02년 지방선거때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2명의 여성 기초단체장이 배출됐으나 이번에는 상당수 지역에서 여성 단체장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서울의 경우 한나라당이 김영순 전 정무2장관실 차관을 송파구청장 후보로 전략공천했고, 우리당도 양천구와 은평구에 유선목 시의원과 고연호 민주평통은평구협의회장을 각각 공천해 서울지역 첫 여성 구청장 탄생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부산에서도 한나라당이 김은숙 전 부산시 보건복지여성국장을 중구청장 후보로 전략 공천해 여성 단체장 탄생신화를 이어갈지 관심사다.

인천에서는 한나라당이 박승숙 시의회 의장을 중구청장 후보로 공천했고, 우리당도 '인천지역 여성변호사 1호'인 안귀옥 변호사를 연수구청장 후보로 확정해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우리당 공천을 받은 김용분 서구청장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과거 어느때보다 높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고,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낸 오영희 충남 공주시장의 재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전남에서도 이영남 화순군수가 재선의지를 불태우며 바람몰이에 나섰다.

또 높은 정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지역구 지방의원 선거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낸 여성후보가 과거 어느때보다 많은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특징이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는 2명의 시의원 후보와 11명의 구.군의원 후보가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었는데 구.군의원 후보의 경우 2002년 지방선거(4명)에 비해 3배 가량으로 늘었다.

한나라당은 특히 경기에서 전체 광역의원 후보의 11.1%인 12명과 기초의원 후보의 14.7%인 53명을 여성으로 내세우기로 했는데 광역의원 후보는 2002년 지방선거에 비해 무려 6배로 증가했다.

경남에서도 한나라당은 광역의원 후보 2명과 기초의원 후보 3명을 여성으로 공천했고,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강원의 경우 한나라당이 도의원 후보 1명과 기초의원 후보 4명을 여성에 할당했다.

게다가 각 당이 지방의원 비례대표 후보의 기호 1번을 비롯해 홀수번을 여성몫으로 할당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여성의 정치진출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무소속 바람 = 제주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4명의 후보중 무소속인 김태환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5.31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바람도 여풍못지 않은 파괴력을 예고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도 무소속 후보로 두차례나 한나라당 후보를 누른 저력이 있는 이인준 중구청장이 3선고지 사냥에 나섰고, 한나라당 공천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이진복 동래구청장이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지원을 받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이들은 특히 다른 무소속 구청장 후보 4명과 연대해 로고송과 명함의 바탕색 등을 통일하고 지원유세에 나서기로 하는 등 공동전선을 구축,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대구에서도 백승홍 시장후보와 5명의 기초단체장 후보가 지난 9일 모임에서 선거공조를 다짐하고 오는 15일 대규모 무소속 연대 출범식을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경북에서는 채동익 구미시장 후보가 지난 10일 무소속 지방의원 후보들과 연대키로 했고, 지난 8일에는 포항과 영주에서도 무소속 후보 30여명이 공조를 선언해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경남의 오근섭 양산시장은 당 공천탈락자들과 일부 사회단체가 참여한 '양산시민연합'에서 단일후보로 추대돼 재선가도에 탄력이 붙었고, 진석규 함안군수도 한나라당 공천탈락자 20여명과 무소속 연대를 결성했다.

또 권철현 산청군수와 김채용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각각 산청군수와 의령군수 선거에 나란히 도전장을 내 한나라당 후보들과의 접전이 예상된다.

강원의 유종수 춘천시장과 시의원 6명은 지난 9일 당원 1천980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소속 연대 출범을 선언해 각 당을 바짝 긴장시키기도 했고, 전남에서도 현역출신인 무소속 후보들이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전북에서는 무소속인 이건식 김제시장 후보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우리당 황호방, 민주당 최 수 후보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부산.대전.인천.제주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