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말 예상 BIS비율을 2.88%로 예상한 외환은행 내부 보고서는 은행장 등 핵심 경영진에만 제공된 극비문건으로 'CEO리포트'라고도 불린다.

외환은행 매각이 결정되기 3개월여 전에 작성됐다.

보고서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연말 BIS비율 예상치가 2.88%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외자유치 등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적기시정조치,공적자금 투입,기존주식 완전감자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암울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위험자산 감축,하이브리드채권 발행,디폴트스와프(Default Swap) 등을 추진했지만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었다며 현재 진행 중인 론스타펀드와의 협상에 사실상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외환은행 당시 경영진과 정부관료들은 이 자료가 BIS비율 조작의혹을 씻어주는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즉 외환은행 경영진이 오랫동안 BIS비율 급락문제를 우려하면서 비밀리에 해결책을 찾아오다 론스타라는 해결책을 찾은 후 진실을 공개하고 매각을 승인받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외환은행 전 경영진 등이 그동안 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겠느냐고 반문하며 "전용준 경영전략부장 등 론스타에 '매수'된 사람들이 은행내부에 매각당위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터무니없는 수치들을 만들어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외환은행 전 직원을 통해 이 보고서를 단독 입수했다.

외환은행측은 보고서의 실제여부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확인을 거절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