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이면 한국 경제에 큰 족적을 남긴 고(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세상을 떠난지 5주기를 맞게 된다. 범(汎)현대가는 이날을 맞아 성대한 추모식보다는 조촐하게 한자리에 모여 고인의 업적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5일 현대 관련사들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의 5주기를 맞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준 의원 등은 20일 또는 21일에 경기도 하남 창우리 선영을 찾아 추모행사를 가진 뒤 고인의 청운동 자택에 모여 결속을 다질 예정이다. 아울러 정상영 KCC 명예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아들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등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고인의 묘소를 찾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측은 "정 명예회장 5주기 행사와 관련해 아직 지침을 받은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행사가 치러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5주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영 참배와 사진 전시회, 음악회 정도를 하는 선에서 그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측은 "5주기와 관련해 아직까지 확정된 행사가 없다"면서 "정 명예회장의 5주기는 특정회사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고 각 회사별로 알아서 하는 것이라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24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현대상선은 `현대상선 30년사'라는 책자에 정주영 명예회장에 관한 코너를 만들어 창업주의 뜻을 기리는 식으로 5주기를 대신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또한 특별한 기념행사를 하지 않고 전무급 이상 임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창우리 묘역을 참배하며 현대중공업 또한 사진전 정도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4주기 당시 현대차그룹 주관하에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던 정주영 명예회장 기념관 사업은 현대가 일원들이 관련 자료와 유품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지만 아직 본격적인 건립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4주기 때 정 명예회장 기념관 건립에 대한 말이 나돌았는데 이후 이와 관련해 어떤 진척 사항이 있었다는 말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현대그룹은 정 명예회장과 관련해 그룹 홈페이지 내에 명예의 전당을 마련해 네티즌이 추도사를 실을 수 있게하고 있으며 정주영 사진 모임을 만들어 고인을 깊이 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