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 인터뷰] '정크푸드' 오명 씻기 나선 짐 스키너 맥도날드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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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하면 떠오르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점 맥도날드가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비만'과 '정크푸드'로 대변되는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방 문을 활짝 열어 제치는가 하면 햄버거 포장지에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칼로리 표시도 시작했다.
비난에 대해 방어적,소극적이었던 과거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이미지 쇄신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창사 50주년을 맞아 본격 시동을 건 이 같은 움직임은 올 들어 메뉴 다양화와 매장 리모델링,각종 운동 프로그램 지원 등 여러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제2의 도약을 위한 개혁을 이끌고 있는 짐 스키너(Jim Skinner·60) 맥도날드 최고경영자(CEO)를 미국 일리노이주 오크브룩에 있는 본사에서 만났다.
-전 세계적으로 패스트 푸드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질 않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전 세계 매장을 통해 '오픈 도어'(Open Door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장의 주방은 물론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와 채소 등을 가공하는 공장의 문을 활짝 열고 고객들이 맥도날드 햄버거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햄버거 등의 영양정보를 올해부터 제품 포장지에 표시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외부 공격에 대한 대응 전략의 일환인가.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지난달부터 햄버거 포장지에 칼로리 등 영양정보를 표시하기 시작했다.
올해 말까지 전 세계 2만여 매장으로 이를 확대할 계획이다.
제품 포장지에 표시하는 것은 올해 처음이지만 이미 다수 매장과 웹사이트 등을 통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왔다.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일시적인 노력이 아니다."
-맥도날드가 어린이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데.
"어린이들에겐 섭취하는 열량과 뛰어 놀면서 소모하는 열량의 균형이 특히 중요하다.
모든 식사를 햄버거로만 한다면 모르지만 보통 어린이들이 한 달 90번 끼니 중 햄버거를 먹는 것은 평균적으로 4~5번에 불과한데 이것이 비만의 주범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내 나이가 60 이지만 아직도 매일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는다.
보다시피 건강하다."
-지난해 개봉된 슈퍼사이즈 미(super size me·영화감독이 맥도날드 햄버거만을 먹고 한달 만에 11㎏이나 살이 쪘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실제로 영업에 타격을 줬는지.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성장을 거듭해왔다.
맥도날드를 이용하는 고객 수는 2002년부터 꾸준히 늘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5000만명이 맥도날드를 찾고 있다.
이에 따라 매출액도 증가해 2005년에는 전 세계 매출(기존 점포 기준)이 3.9% 성장,3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액은 2002년 이후 33% 증가하여 2005년에는 205억달러를 기록했다."
-많은 나라에서 반미,반자본주의의 표적이 되곤 하는데.
"맥도날드 브랜드는 비록 미국에서 출발했으나 이제는 전 세계 119개국에서 3만여개의 매장을 거느리고 있다.
맥도날드는 각 지역의 특성과 문화에 맞춰 브랜드와 메뉴를 재탄생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맥도날드는 이제 미국 기업이라기 보다는 각국의 국내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각국에서 고용창출은 물론 지역사회 기여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에서도 파트타이머를 포함,1만여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보고 있는가.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시장이다.
인구가 5000만명이고 외식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매우 세련되고 까다로운 기호를 가진 소비자들이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맥도날드는 한국시장에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고객서비스 개선,메뉴선택폭 확대,영업시간 연장 조정 등 영업체질 강화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2분기부터 영업 실적이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어린이들의 균형있는 식생활과 운동의 조화를 위해 3월부터 부산 전남 서울 지역에서 각 연고지 K-리그 구단과 함께 '맥도날드 어린이 축구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예정이다.
그렇게되면 맥도날드 햄버거에 들어가는 고기도 미국산을 수입해 쓸 것인지.
"한국에서는 광우병 파동 이전부터 미국산이 아닌 호주와 뉴질랜드산 쇠고기로 햄버거를 만들었으며 현재까지 품질이나 식품 안전 차원에서 원산지를 변경해야 할 만한 사안이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새로 도입하려는 메뉴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고객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
치킨버거,샐러드,과일 등 메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만에서 판매하기 시작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라이스버거를 한국에서도 도입하기 위해 올해 말쯤 시장조사를 실시,이르면 내년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4개의 맥도날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여성 이경순씨가 지난해 한국 언론에 소개된 적이 있다.
"맥도날드에서는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다.
나를 포함해 본사 경영진 50명 중 절반은 매장에서 서빙하는 일부터 시작한 사람들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매장 말단에서 시작해 매장 매니저에 오른 사람만도 6만7000여명에 달한다.
이경순씨가 졸업한 햄버거 대학은 맥도날드 직원을 대상으로 매장 관리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있다.
햄버거 대학은 미국 뿐 아니라 호주 브라질 독일 홍콩 일본 및 영국에도 캠퍼스가 있으며,지난해에는 맥도날드 직원 및 관련업체 종사자들을 포함,6만명을 교육시켰다.
최근 미국 교육위원회는 햄버거 대학에서의 이수학점을 일반대학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했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은.
"전 세계 매출과 수익 성장률 목표치를 3%와 5%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에서 총 18억달러를 투자해 800여개의 매장을 새로 열 계획이다.
특히 대만의 라이스버거,일본의 새우버거 처럼 각 나라 고객을 위한 지역화된 메뉴 개발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또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매장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장 리이미징(re-imaging) 작업도 계속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24시간 매장,배달 서비스 및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 서비스도 더욱 늘릴 방침이다."
오크브룩(일리노이)=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