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국무총리가 철도파업 첫날인 1일 국가 물류망이 마비되는 비상상황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당장 야당은 "총리가 시도 때도 없이 골프를 친다"며 일제히 비난 논평을 내며 정치 쟁점화에 나서고 있다. 2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철도 노조의 파업 첫날인 1일 오전 10시께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신정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예정자 등 지역 상공인들과 2개조로 나눠 골프를 쳤다. 이 총리는 라운딩을 위해 이날 아침 일찍 민간항공기를 이용해 부산에 내려왔으며,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 총리는 지난해 4월 강원도 대형 산불과 7월 남부지역 호우피해 때도 골프를 쳤다가 국회에서 "근신하겠다"며 사과까지 한 적이 있다. 또 지난달 28일엔 국회 대정부 질문과정에서 거물 브로커 윤상림씨와의 골프 회동 등을 지적한 야당 의원과 고성으로 설전을 벌이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3·1정신을 계승해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자고 하는 바로 그날 총리가 골프에 빠져 있었다"며 "과연 국정의 총괄책임을 지고 있는 총리가 할 수 있는 처신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도 "나랏일을 뒷전으로 미루고 시도 때도 없이 골프장으로 달려가는 총리는 차라리 프로골퍼로 전향하라"고 맹비난했다. 총리실은 이에 대해 "부산상의 신임 임원들과의 상견례를 겸해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며 "오래 전에 이뤄진 약속인 데다 미리 파업관련 대책을 세워놓았던 만큼 업무에는 소홀함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심기·양준영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