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종목 중에서 금메달 6개를 싹쓸이하고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까지... 최강의 한국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 역사에 화려한 금자탑을 세우며 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한국은 26일 새벽(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막을 내린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두 명의 올림픽 3관왕을 동시에 배출하며 최강국의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쇼트트랙은 한국의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지만 사실 워낙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상당한 우려를 자아냈다. 2004년 말 선수 구타의 실상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던 쇼트트랙은 토리노올림픽 개막 직전에는 느닷없이 파벌싸움까지 불거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그러나 올림픽만 바라보며 빙판에서 구슬땀을 흘린 어린 선수들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만 17살의 대표팀 막내인 진선유(광문고)가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 이어 이날 1,000m 까지 석권하며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3관왕의 위업을 이룩했다. 또 남자 1,000m와 1,500m를 장악했던 안현수(21.한국체대)는 남자 5,000m 계주에서 전율적인 막판 스퍼트로 드라마틱한 대역전극을 연출해 진선유와 함께 3관왕이 됐다. 특히 주요 외신들은 금메달 3개에 동메달 1개를 보탠 안현수를 이번 대회에서 가장 성공적인 선수로 평가했고 어린 나이가 무색하게 완벽한 레이스를 펼친 진선유에게도 감탄과 찬사 일색이었다. 쇼트트랙이 이번 대회에서 수확한 금6, 은3, 동1개는 역대 최다였던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때의 금4, 은1, 동1를 훨씬 능가하는 것으로 타 종목을 비롯해 올림픽 전체 역사에서도 특정 국가가 이룩하기 극히 드문 쾌거로 꼽히고 있다. 박성인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구타사건이 났을 당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선수들을 끝까지 믿었던 게 이번 올림픽에서 눈부신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토리노올림픽에서 대성공에도 불구하고 한국 쇼트트랙이 2010년과 2014년에도 올림픽 빙판을 지배하기 위해선 고질적인 파벌 문제와 구태적인 지도방법의 확실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토리노=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