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임충빈(任忠彬) 경기도 양주시장을 직무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하는 등 위법 부당 행위를 한 26명의 공무원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고, 같은 이유로 공무원 249명에 대해서도 해당기관에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전국 250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운영실태와 공직기강 등 에 대한 첫 종합감사를 통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9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또 인사전횡 또는 부당한 수의계약 등이 적발된 기초단체장 18명을 포함, 392명(건)에 대해 주의조치했고, 횡령에 대한 변상 판정 6명, 시정 권고나 통보 246건 등 모두 787건의 부당사례를 적발해 상응한 조치를 했다. 검찰에 수사 요청된 임 시장은 2004년 12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양주시 옥정.광석지구에 대한 개발행위 제한 조치를 제때 하지 않아 보상금을 노린 투기성 개발을 방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전횡 등으로 단체장이 주의를 받은 지자체는 서울 마포(한), 강남(한), 중랑구(한), 경기 수원(한), 광주(한), 파주(한), 의정부(한), 충북 음성(무), 괴산(자), 증평군(한), 경북 청송(한), 청도군(무), 경남 함안군(한)과 밀양시(한), 전북 전주시(우)와 부안(무), 무주군(무), 전남 장흥군(무) 등이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11명, 무소속 5명, 열린우리당 1명, 자민련 1명 등이다. 이중 서울 강남구청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퇴서를 제출했고 경기 광주시장은 `오포비리'관련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로 시장직을 상실한 상태다. 주의를 받은 단체장은 선출직에 대한 징계권이 없는 정부로부터 사실상 가장 강한 행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5월 지방선거 출마시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타당성 없는 지역개발사업의 무분별한 추진 ▲지자체간 시설개발 갈등 ▲선심.낭비성 사업의 졸속 추진 ▲`줄 세우기식' 인사 비리 ▲토착세력과 연계된 부정 수의계약 등 방만한 예산집행 ▲소극.편의주의적 행정행태 ▲공무원의 도덕적 해이 등 문제점이 대거 적발됐다고 밝혔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자체들이 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약 등을 이유로 무리하게 추진해 온 165개 사업이 취소.중단되는 바람에 지난해 6월 현재 이미 집행된 4천209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자치부는 2002년 6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투자심사를 무시한 241개 사업에 대해 5천779억원 상당의 지방채 발행을 승인해줬고 교부세 감면조치도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04년 이후 지자체가 체결한 1천만원 이상 공사계약 가운데 수의계약이 76%(5조2천154억원)나 차지해 지자체와 지역 특정 업체간 유착이나 비리 의혹이 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결과 지방자치단체들이 기업들에게 `기부'를 강요하거나 사업자 선정 대가를 요구하는 사례가 빈발한 것으로 드러나 61개 지자체가 인.허가를 빌미로 법적 근거도 없이 사업자에게 공공시설 건설비 등 부담을 전가한 사실도 적발됐다. 공무원 개인비리로 각종 공금 횡령과 인사관련 부정행위 등도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은 감사에서 드러난 지방행정 발전의 저해요인들을 근절하기 위해 지방선거가 끝나는 올해 하반기부터는 `단체장 임기내 1회 이상 감사'를 원칙으로 전국 지자체에 대한 순차적 감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감사원은 아울러 지자체 내부 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공공기관의 감사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번 감사에서 주의를 받은 단체장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심 청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 중 대다수가 속해 있는 야당으로터는 `표적 감사'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감사원 홍기완(洪起完) 자치행정국장은 "이번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은 수차례 확인과 해당 기관의 소명은 물론 감사위원회 등의 철저한 내부심의를 거쳤다"면서 "재심청구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국장은 "이번 감사는 2004년말부터 계획됐을 뿐만아니라 그동안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지자체에 대한 감사를 촉구한 바 있어 표적감사 주장이 제기된다해도 공감은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