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004940] 인수 유력후보로 거론돼왔던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사실상 인수준비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은행은 최근 정치권의 외환은행 매각중단 요구, 론스타에 대한 검찰과 국세청의 조사 등 주변여건이 급변함에 따라 일단 향후 추이를 지켜본 뒤 인수준비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말 외환은행 매각주간사인 씨티그룹이 발송한 비밀유지약정서(CA)에 서명하지 않은 데 이어 현재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해외파트너 유치 등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된 준비작업을 더 이상 진전시키지 않은 채 중단한 상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CA는 하나의 절차에 불과한 만큼 여기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해서 인수작업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주변상황이 급변한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의 다른 관계자도 "현재는 인수전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며 "외환은행의 인수가격이 지금같이 비싸다면 굳이 참여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내부에 많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도 현재 외환은행 인수 준비 관련사항에 대해서 대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하나금융과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외환은행 인수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던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이 이처럼 입장을 바꾼 것은 주변상황 변화를 활용해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론스타는 매각여건이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외환은행의 인수가격이 6조원대로 치솟은 현 시점에서 가급적 매각하려고 하겠지만 인수희망 은행 입장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검찰의 론스타 탈세 혐의 조사건만 해도 형사처벌 결정이 나올 경우 론스타는 현행법상 금융기관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외환은행 지분 50.5%중 10.0%를 제외한 나머지를 강제매각할 수 밖에 없어 인수가격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적극 희망하는 외국계 금융기관이 부상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론스타의 '매각 작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론스타가 아무리 서둘러도 매각에는 상대가 있는 만큼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박용주 기자 chu@yna.co.kr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