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군이 2002년 차기 전투기(F-X)사업 업체로 미국의 보잉사를 선정한 이후 한동안 소원했던 한국과 프랑스간 군사협력관계가 최근 급속히 복원되고 있다. 16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형헬기(KHP) 개발사업의 해외 체계업체로 프랑스와 독일 합작사인 유로콥터가 선정돼 프랑스 헬기기술이 국내에 유입될 예정인데 이어 프랑스 방공무기체계 운영기술도 우리 공군에 도입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2004년 12월 프랑스와 국방정책실무회의를 열어 양국 군의 방공무기를 운영하는 핵심요원인 '방공무기통제사' 교환 방문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프랑스군 소령 1명과 중위 1명이 우리 나라를 방문해 방공무기 운영실태를 참관했으며 우리 공군 방공무기통제사(영관급 장교 2명)도 오는 3월 프랑스 공군을 방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장교들은 프랑스를 방문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운영과 레이더관제시스템, 방공무기체계 운영실태 등을 참관할 것이라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교환방문이 정례화되면 방공무기체계의 운영.관제.제어기술을 본격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라며 "미국 일변도의 방공무기 기술에서 벗어나 유럽의 선진기술 유입으로 무기구매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조3천억원의 개발비 가운데 20%를 가져가는 KHP사업의 해외 체계업체로 프랑스가 참여하는 유로콥터가 선정된데 이어 프랑스와 방공무기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려는 것은 무기수입선 다변화를 꾀하려는 한국과 무기수출 시장을 확대하려는 프랑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2020'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프랑스식 국방개혁의 방법과 절차를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프랑스군의 무기획득 및 방산업무를 총괄하는 병기본부(DGA)의 프랑수아 뤼로 본부장이 지난해 5월 국방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프랑스는 2002년 우리 공군이 F-15K를 도입하는 F-X사업을 추진할 때 다소사의 최신 전투기인 라팔을 내세워 치열한 수주전을 펼쳤으나 미국 보잉에 사업을 뺏기자 군사부문에서 한동안 소원한 관계를 유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