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 관계자는 5일 "삼성그룹에서 보유하고 있는 항공기가 7일 새벽 일본 하네다(羽田) 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에 들어올 예정"이라며 "그러나 이 항공기에 이건희 회장이 탑승하는지 여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전용기는 보잉-737과 글로벌익스프레스 등 2종으로 이번에 들어올 항공기는 보잉-737 기종을 개조한 것으로 모두 삼성테크윈(옛 삼성항공) 에 소속돼 있다. 이 회장은 `안기부 X파일'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4일 오후 김포공항에서 일본 도쿄를 경유해 미국으로 출국할 때도 보잉-737 기종을 이용한 바 있다. 김포공항에서 자가용 항공기 운항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로 제한된 반면, 인천공항은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9월4일 정밀진단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4개월여 동안 체류하고 있다. 이 회장은 해마다 자신의 생일인 1월9일을 전후해 열리는 `자랑스런 삼성인상'과 `사장단 신년 하례식'에 참석해왔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어차피 해외체류가 너무 장기화하기 이전에 귀국하기로 결심했다면 시상식과 하례식 등 중대 행사를 앞두고 이번 주말쯤 귀국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해왔다. 반면 에버랜드 전환사채(CB) 배정을 둘러싼 검찰 수사가 급진전 양상을 보이는 등 국내 상황이 여전히 불투명해 이 회장이 선뜻 귀국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귀국 일정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을 불러온 에버랜드CB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이 회장의 계좌까지 훑고 삼성 계열사 회계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3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승부수를 던진 데 대해 이 회장이 지시를 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등의 정면돌파를 위해 입국을 결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삼성의 1997년 대선자금 전달 의혹과 관련, 작년 말 검찰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으며 2002년 대선자금(삼성채권)과 관련해선 채권을 마련한 원 자금이 `이 회장의 개인 돈'으로 결론나 사법처리되지 않았다. (영종도=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