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촬영되어 전세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영화 [반지의 제왕]을 기억하십니까. 오늘은 인구 4백만의 낙농국가에서 새로운 영화의 새로운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뉴질랜드를 찾아갑니다.

KOTRA 오클랜드 무역관 김군기 부관장님!

뉴질랜드가 영화로 각광 받고 있는데 요즈음은 어떻습니까.

[김군기 부관장] 말씀하신 대로 영화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뉴질랜드의 부상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올해는 반지의 제왕에 이어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과 앤드류 애덤슨 감독의 나니아 연대기로 전세계 극장가에서 해리포터 광풍과 맞대결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뉴질랜드 영화가 이렇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어디에 있습니까

[김군기 부관장] 뉴질랜드 영화산업은 주목의 대상은 아니었으나 1993년 영화 [피아노]가 3개 분야에서 오스카상을 타면서 영화 붐이 촉발되었습니다. 이후 지난 10년간 국제적인 인지도가 급상승하여 이제는 본 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됩니다. 저렴한 촬영비용을 고려한 비디오용 혹은 TV용 영상물 촬영지에서 탈피하여 수백만 달러가 투입되는 대작의 촬영지로 급격히 변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디즈니 사의 뉴질랜드 남섬 세트장이 아직도 보존되고 있고 반지의 제왕 이외에도 Whale Rider와 Vertical Limit, 톰 크루즈가 제작한 라스트 사무라이(Last Samurai),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King Kong), 앤드류 애덤슨 감독이 찍는 7 부작 나니아 연대기 등 대작의 로케가 이루어졌거나 줄을 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인지도 상승에는 많은 재능 있는 영화인들의 기여가 가장 컸습니다. 피터 잭슨은 물론 슈렉의 앤드류 애덤슨 감독,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과 배우 안나 파킨, 쥬라기 공원에 출연한 샘 닐, 최신 007시리즈 연출자로 낙점 받은 리 타마호리 감독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값싼 제작비를 들 수 있는데 전문가들은 캐나다와 호주에서의 제작비보다 약 20~30% 저렴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영어권 국가이자 관광국가로서 외부인들의 체류비용이 저렴하고 불편이 없다는 점도 있습니다.

세번째로 뉴질랜드 영화산업 경쟁력의 원천으로 일컬어지는 기술력으로서 반지의 제왕에서 쓰인 갖가지 컴퓨터 그래픽 기술에서도 입증된 바 있으며 영화 제작에 필요한 기술인력의 확보가 쉽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창의력이 앞서는 뉴질랜드인들 덕분입니다.

네번째는 뉴질랜드 정부 주요인사들의 마인드도 한 몫하고 있는데 99년에 이 어 2002년7월 총선에서도 승리, 최초로 재집권에 성공한 바 있는 뉴질랜드 여성 수상인 Helen Clark과 각료들은 영화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다섯번째로 뉴질랜드는 미국 등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국토 면적이나 거의 대부분의 경관을 보유하고 있어 북섬의 화산지대와 바다를 낀 새하얀 모래 백사장이 몇 시간이면 도달가능하며 남섬은 빙하지역을 포함, 눈 덮인 산맥을 배경으로 항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엄청난 특혜를 받은 자연경관을 들 수 있습니다. 전 국토가 바로 영화의 촬영지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영화산업이 뉴질랜드 주력산업이 되고 있는데 영화산업이 뉴질랜드에 미친 긍정적 영향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지난해 반지의 제왕 마지막 편이 개봉되었을 때 주인공 이름을 따 프로도 이코노미(Frodo Economy)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등 11개 부문상을 휩쓸면서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제외하고 24억4천만 불의 순익을 올리자 이 영화 한편이 뉴질랜드 경제에 미친 영향을 지칭하는 말이었습니다.

우선 영화상영에 따른 국가이미지 제고를 들 수 있습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뉴질랜드가 반지의 제왕으로 이뤄낸 성과는 엄청난 것이었으며 뉴질랜드에 대한 광고효과가 4,800만 불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도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관광수입의 증대를 들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세계 관광객 증가율이 마이너스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만 유독 연평균 5.6%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뉴질랜드 관광청은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의 10%가 반지의 제왕 촬영지를 찾기 위해 비행기를 탄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산업의 성공으로 2만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단역배우 출연은 물론, 세트장 건설, 숙박·요식업 등 관광부문에서 발생한 신규 고용은 뉴질랜드 경제를 살찌우는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앵커] 영화산업 진흥을 위해 뉴질랜드 정부에서는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뉴질랜드 정부는 미래에는 창의적인 문화산업이 경제의 주역이 될 것으로 보고 취약한 자국의 제조업을 육성 발전시키기보다는 생명공학을 비롯한 IT 그리고 문화산업의 육성에 가능한 한 최대의 지원을 할 계획입니다. 제조업이 거의 없고 정부의 산업지원도 전무한 점에서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으며 그만큼 영화산업의 장래는 밝다고 봅니다.

또한 뉴질랜드 무역투자진흥기관인 NZTE(New Zealand Trade & Enterprise)를 중심으로 한 정부기관의 대폭적인 지원정책도 영화산업 부흥의 한 축을 담당 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영화 촬영 팀에게 숙박, 교통 등 거의 전 부문에 걸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상제도 운영, 수출지원 등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 지고 있기도 합니다.

영화산업 진흥을 위한 세금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부문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상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영화 제작자들에 대해서는 초기 지원기관인 Film New Zealand를 두고 로케이션, 설비, 필요한 인허가 등 행정사항, 작업인원, 입국, 운송, 숙박 등에 대한 정보제공 및 제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의 교류 및 어떤 영향

우리나라도 뉴질랜드 영화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남극일기]와 [올드보이] 그리고 [실미도]의 일부가 뉴질랜드에서 촬영됐고 반지의 제왕 특수효과 팀이 국내 영화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교류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1회 한국 영화제가 이곳에서 개최된 데 이어 금년에는 제1회 뉴질랜드 영화제가 한국의 5대 도시에서 개최된 바 있습니다. 톱스타 하지원이 어학연수를 인연으로 뉴질랜드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구요.

대성그룹은 올해 3월 영화 ‘반지의 제왕’ 제작 일부를 담당한 뉴질랜드의 파크로드 포스트 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영화의 공동제작 및 세계 영화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정부차원에서 우리나라는 금년에 뉴질랜드와 영상 협력약정과 영화 공동제작 협정을 체결하였습니다.

앞으로의 영화산업 교류전망

이러한 뉴질랜드의 영화산업과 우리의 여건을 감안해 볼 때 우선은 우리 영화의 뉴질랜드 내 제작이 보다 활발해지고 다음으로 영화산업에서의 인적 물적 교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빌 게이츠도 피터 잭슨 손잡고 자사의 인기 있는 비디오 게임 [헤일로]를 영화로 만들어 2007년 개봉할 계획으로 있듯이 뉴질랜드는 어느 누구와의 쉽게 손잡을 수 있고 천혜의 자연조건을 배경으로 영화촬영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뉴질랜드의 성공을 거울 삼아 우리도 뉴질랜드 국적기인 AIR NEW ZEALAND가 항공기 외부에 영화 캐릭터를 그려 넣고 운항하고 공항입국장에 대형 홍보판을 세우듯이 영화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창의산업임을 직시하여 많은 투자와 함께 총력 마인드를 구축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동남아에서의 한류열풍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성공적인 영화 한편으로도 국가이미지 제고부터 주화, 우표 발행에 이르기 까지 막대한 홍보와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관광한국의 기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유효정기자 isemiyake0227@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