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안기부 도청조직 '미림팀'의 불법 도청사건을 수사해온 검찰이 14일 이른바 'X파일'에 포함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의혹 등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자 삼성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삼성 관계자는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해 합당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해 수사결과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관계자는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측에 전달된 40억-50억원의 자금이 비자금이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검찰의 결론과 관련해 "노태우 전(前) 대통령 비자금 사건 이후 이 회장은 정치자금을 제공하더라도 회삿돈보다는 차라리 개인돈을 동원해야 함을 뼈저리게 느낀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회삿돈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려면 지휘계통을 통해 분식회계를 지시하거나 협력업체와의 거래를 조작해야 하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그런 일이 가능한 세상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자금법 개정 이전에 이뤄졌던 과거의 문제가 더이상 기업의 발목을 바로잡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 사건이 검찰에 의해 합당하게 마무리된만큼 심기일전해 기업운영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삼성의 내부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회장이 해외에 장기체류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됐던 'X파일' 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제기되고 있는 그의 귀국 전망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오는 22일로 예정된 청와대 회의에 이 회장이 참석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지금은 건강문제 등으로 인해 도저히 귀국할 상황이 되지 못한다"고 전날의 언급을 되풀이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