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벡스코(BEXCO)가 통상외교전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APEC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에 집결한 각국 장관들은 15일 전체 외교통상장관회의(AMM)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통상 현안에 대한 조율에 들어갔다.


또 개별 국가 간 양자 회담을 통해 실리 챙기기에도 여념이 없다.


◆"한-중 교역 2배로 늘리자"


우다웨이 중국 상무부장은 이날 저녁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의 한·중 통상장관 회담에서 양국 간 교역·투자 규모를 지금의 1000억달러 수준에서 2012년 2000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늘리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다웨이 부장은 이와 함께 중국에 시장경제국(MES) 지위를 조속히 부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중국과 투자협정(BIT) 체결을 추진하는 한편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할 때 투자 실행 단계부터 중국 기업과 차별 없이 대우하는 규정을 확대·신설하자고 설득했다.


이에 앞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벡스코에서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핵과 김치,일본의 역사문제 등 양국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반 장관은 지난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6자회담 과정을 촉진시킨 데 사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중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김치문제와 관련,반 장관은 이로 인해 양국 관계 전반에 장애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리 부장도 공감을 표시했다.


◆지식재산권 협상 난항


AMM 첫날 회의에서 각국 장관들은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 대한 APEC 정상 특별선언문에 담길 내용에 대해 협의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WTO DDA 협상타결에 대한 APEC의 의지를 담아야 한다는 전체적인 내용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어떤 수준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지를 놓고는 국가별로 입장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김종훈 APEC 대사는 "16일 회의까지 최종 선언문 문구에 합의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농산품 공산품 분야의 수출국과 수입국이 혼재하는 APEC 특성상 단 한 번의 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게 통상본부 관계자의 분석이다.


◆한국,FTA 전기 마련할까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중국 보시라이 상무부장과의 회담에 이어 16일에는 미국 일본 러시아의 통상담당 장관과 연쇄 회담을 갖고 통상현안 조율에 나선다.


관심은 미국 일본 등과의 협상에서 FTA에 대한 의미있는 합의가 나올지 여부다.


16일 열리는 한.미통상장관회담에서는 롭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APEC 기간 중 한국과 FTA 협상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최근 밝힌 만큼 미국이 FTA 협상 개시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스크린쿼터,쇠고기 수입재개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인 조율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본부장은 또 일본 니카이 도시히로 경제산업상과의 회담에서 일본의 농산품 개방에 대한 소극적 입장으로 중단된 FTA 협상 재개에 대한 협의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