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축구대표팀과 이란의 평가전은 단순한 A매치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위기의 태극호가 아드보카트 감독이라는 새 선장을 만나 처음 치르는 데뷔전인데다 동아시아와 중동을 대표하는 아시아의 축구강국이 겨루는 중대일전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눈길을 잡아끌 관전 포인트가 많다. ◇해외파 VS 해외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안정환(FC메스) 최태욱(시미즈 S펄스) 김진규(주빌로 이와타.이상 한국).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 페레이둔 잔디(FC카이저스라우테른) 모하람 나비드키아(Vfl보쿰) 바히드 하셰미안(하노버96) 라흐만 레자에이(FC메시나.이상 이란) 양팀은 한국이 4명, 이란이 5명의 해외파가 출전한다. 유럽파만 따지면 이란이 5명 전원(독일 분데스리가 4명.이탈리아 세리에A 1명)으로 한국(2명)보다 수적으로 우세. 질적으로는 프리미어리거 1호 박지성의 무게감 때문에 쉽게 우열을 점치기 힘들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이란 일본 외에 이만한 해외파가 있는 대표팀이 없기 때문에 이번 대결 자체가 아시아 출신 유럽파의 일대 결전장이 될 전망. ◇박주영-카비 '동갑 새별' 대결 오느냐 마느냐를 놓고 혼선이 있었던 라이트 윙백 호세인 카비(20.풀라드)는 페르시안풋볼닷컴의 표현대로 이란축구의 새별이다. 번개같은 스피드와 위협적인 공격 력이 돋보인다는 평. 다만 소집 직전까지 부상 중인 상태라 경기 시작 전까지 컨디션이 회복될 지는 미지수다. 카비가 나온다면 '천재 골잡이' 박주영(FC서울)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박주영이 왼쪽 윙포워드로 출격하면 상대편 오른쪽 윙백과 경기 내내 마주쳐야 하기 때문. ◇이동국 '이란킬러' 본색 본프레레호 황태자 이동국(포항)으로서는 중요한 시험무대. 맹장 수술 이후 더뎌진 실전 감각을 되찾는 게 관건이지만 일단 상대가 이란이라는 면에서 자신감은 있다. 이동국은 지난해 7월 중국 지난에서 열린 2004아시안컵 8강 이란전에서 비록 3-4로 패했지만 두번째 골을 넣었고 2000년 아시안컵 8강 이란전(2-1 승)에서는 결승골을 뽑아냈다. 올림픽대표팀 소속이던 지난 99년 2월 던힐컵에서도 이란을 맞아 추가골을 터뜨리는 등 이란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최진철.송종국 명예회복 기회 아드보카트호의 34살 맏형 최진철(전북)에게 이란전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작년 7월 아시안컵에서 이란에 4골을 내주고 나서 곧바로 당시 허정무 수석코치에게 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 이후에도 3경기를 더 뛰었지만 한때 태극마크를 반납한 계기가 된 이란을 맞아 견고한 수비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작년 11월 몰디브전 이후 대표팀과 인연을 맺지 못한 송종국(수원)은 이번이 50번째 A매치 출전 기회. 2002한일월드컵 4강 멤버로서 최진철과 함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할 상황이다. ◇'코치 홍명보'의 첫 벤치 역할 아드보카트호에 전격 합류한 홍명보 코치는 지도자로서 처음 실전 무대를 경험한다. 선수 시절 태극호의 맏형으로 그라운드에서 후배들을 지휘했던 그가 벤치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주목해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 훈련장에서 선수들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일인다역을 하고 있는 홍 코치가 벤치에서 지르는 독려의 외침을 듣게 될 듯. ◇새내기 3인방 데뷔 기회 아드보카트호 22인의 전사 중 A매치 기록이 '출전 0, 득점 0'인 선수는 수비수 조용형(부천), 미드필더 이호(울산) 조원희(수원) 3명 뿐. K리그에서 '제2의 홍명보'라는 찬사를 들으며 부천의 상승세를 이끈 조용형은 매끄러운 전진패스를 무기로 선배 중앙수비수들에 도전장을 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압박 카드에 딱 들어맞은 스타일의 이호와 측면 스피드 만큼은 절대 뒤지지 않는 조원희도 꼭 그라운드를 밟아보겠다는 기세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