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조원우(34.한화)가 공격 첨병으로 '120점'을 줘도 아깝지 않을 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을 상대로 화끈한 분풀이를 하며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자신의 날로 만들었다. 조원우는 1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05 프로야구 SK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좌익수 겸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9회초 쐐기 솔로포와 볼넷 1개를 포함해 4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4-1 승리에 앞장섰다. 조원우는 이날 한화 공격 방정식의 확실한 시발점 역할을 하며 상대 1번타자 박재홍과의 맞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조원우는 1회초 상대 선발 채병용이 미처 몸이 풀리기도 전에 깨끗한 우전 안타를 뽑아냈고, 고동진의 희생번트 때 2루를 밟은 뒤 제이 데이비스의 2루타 때 3루를 돌아 홈을 밟아 팀에 귀중한 선취점을 선사했다. 조원우는 3회에도 선두로 나와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지만 후속 타자 고동진의 땅볼로 2루에서 아웃됐다. 이어 1-0으로 박빙의 리드를 이어가던 5회 1사에서도 깨끗한 좌전안타를 터뜨린 조원우는 고동진의 볼넷으로 2루까지 간 뒤 데이비스의 중전안타를 틈타 홈을 파고들어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한화로서는 조원우가 포문을 열면 고동진이 진루시키고, 데이비스가 홈으로 불러들이는 방정식을 확실한 득점 방식으로 활용한 셈. 6회 볼넷으로 출루한 조원우는 9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한솥밥을 먹었던 옛동료 조웅천의 3구 직구를 통타, 좌측 펜스를 넘기는 쐐기 솔로포를 작렬하며 전타석 출루의 기록을 세웠다. 조원우는 사실 전신인 쌍방울에서 잔뼈가 굵은 SK의 원년 멤버다. 지난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려 SK와 2년 계약을 맺었지만 올시즌 SK의 외야가 넘쳐나며 백업으로 전락했고, 시즌 중반인 지난 6월 초순 전격 단행된 트레이드를 통해 낯선 한화 유니폼을 입게됐다. 이 트레이드에는 한화의 고민 거리였던 확실한 1번타자 타자 부재를 해결하려는 김인식 감독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조원우의 이적과 함께 한화는 9연승의 고공비행으로 단숨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랐으니 조원우는 그야말로 한화에겐 '복덩이'였던 셈. 또 이날 보여준 활약은 그야말로 자신을 데려온 한화엔 다시 한번 탁월한 선택에 대한 뿌듯함을, 자신을 내친 SK엔 쓰디쓴 아픔을 안기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조원우는 경기 후 "친정팀을 상대로 한다고 해서 큰 부담은 없었다. 다만 내가 하던 야구, 근성있는 야구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임했다"면서 "SK의 볼배합과 전력을 워낙 잘 알고 있는 점이 많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조원우는 "사실 정규리그 때는 SK와 붙으면 친한 선수도 많고 '욱'하는 심정도 있고 해서 경기가 잘 안풀렸다"면서 "하지만 이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상 한화가 이기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인천=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