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김종열 호(號)'가 순항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김종열 행장이 취임 이후 자산,연체율,순이익 등 하나은행의 모든 경영지표가 일제히 호전된 것.이 같은 경영성과는 주가에도 반영돼 오는 12월 초 예정된 하나금융지주회사의 출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의 영업현장 중심 경영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행장 취임 후 가장 돋보이는 것은 자산증대다.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7월 말까지 총수신이 3조원 이상 늘어났다. 이 가운데 금리가 연 1%미만으로 은행의 수익성에 핵심적인 보통예금 잔액이 1조2000억원 증가했다. 대출도 지난해 말보다 4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 간 대출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량여신을 4조원가량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여신전결권의 대폭적인 하부 이양에 따른 것이다. 김 행장은 취임 직후 "대출심사를 할 때 신용분석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여신위원회에 상정하라"면서 여신 전결권을 일선 지점장들에게 대폭 이양했다. 여수신 증가에 힘입어 하나은행의 총자산은 97조원으로 100조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간 상태다. 통상 자신이 증가하게 되면 부실도 늘어나게 마련이지만 하나은행의 총 연체율은 7월 말 현재 1.08%로 작년 말(1.18%)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 2002년 서울은행과의 합병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자산 건전성이 역대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이는 외형 확대와 더불어 리스크 관리도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경영성과에 힘입어 올 상반기에는 사상 최대 순이익(4663억원)을 달성했으며 주가 역시 3만원을 웃돌며 역대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5월 인수한 대한투자증권과의 시너지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투증권과 펀드교차 판매를 통해 인수 후 두 달간 2조원의 펀드 판매실적을 올렸다. 금융계는 출범 6개월째에 접어든 김 행장 체제가 일단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하면서 향후 외환은행LG카드 매각 등 빅 이벤트에서 하나은행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