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방문을 앞두고 홍콩 언론들이 '퍼거슨호의 새내기' 박지성(24)을 집중 조명하고 나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0일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성공하기를 열망한다'는 제목으로 박지성과 관련된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내가 아시아인이라 마케팅 차원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게 된 것이 아니라 실력 때문이란 걸 보여주겠다. 난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잉글랜드에서 뛴다. 결코 비즈니스 때문이 아니다"라는 박지성의 각오를 실었다. 박지성은 이 신문을 통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지난 시즌 부진했다. 하지만 여전히 훌륭한 팀이고 성공은 결국 맨체스터로 돌아올 것이다. 골키퍼 에드윈 반 데르사르 같은 좋은 선수도 영입했다. 맨체스터는 우승에 목말라 있다. 나는 그들의 목표를 이루도록 돕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도일보(星島日報)는 이날 박지성 특집으로 아예 축구면 1개면을 할애했다. 이 신문엔 박지성이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유니폼을 들고 있는 입단식 사진이 정면에 커다랗게 자리잡았다. 재미있는 건 그 옆에 옛 스승인 거스 히딩크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 감독이 벤치에서 화난 표정으로 지시하는 사진을 절묘하게 배치, 박지성을 빼앗은 퍼거슨 감독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불편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박지성의 프로필은 물론 박지성이 메이저리거 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를 제치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선수로 뽑혔다는 기사, 수원시 박지성로 개통식 사진, 히딩크 감독과 함께 한 에인트호벤 입단식 사진 등까지 게재했다. 스탠다드 신문은 지금은 은퇴했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영웅이었던 에릭 칸토나의 사진과 함께 "미국인 재벌 말콤 글레이저의 구단 인수가 홍콩팬들에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세계적 명문 클럽의 방문을 기다리는 홍콩 팬들의 열기를 전했다. 특히 이 신문은 "박지성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훌륭한 선수다. 많은 아시아 선수들이 유럽으로 갔지만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박지성은 만개할 것이다"는 한 홍콩팬의 말을 전하며 "나는 항상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이비드 베컴 같은 선수가 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박지성의 말도 곁들였다. 한편 23일 오후 5시(한국시간)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홍콩선발팀간의 친선경기 입장권은 180∼1천200 홍콩 달러(약 2만4천원∼약 16만원)로 비싼 편이지만 이미 매진된 지 오래일 만큼 팬들의 관심이 높다. (홍콩=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