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7월 이후 하반기에는 연초 거듭 천명했던 대로 '경제살리기'와 '민생챙기기'에 매진할 수 있을까. 신년 기자회견,국회 연설 등 노 대통령은 '경제올인' 의지로 시작했지만 상반기에는 북핵과 한·미관계 개선 문제에 연일 노심초사했다. 또 최근에도 '윤광웅 국방장관 구하기'에 주력하느라 경제문제는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렸다. 그사이 성장률은 연초목표치 5%보다 크게 떨어졌고 부동산값 급등,국제유가 고공 행진,국내 환율 급변동 등으로 서민경제는 악화되는 추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북한이 미국과 대화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고 윤 국방장관 문제도 일단락 된만큼 이제는 노 대통령이 부동산 대책 등 경제살리기에 전력투구하게 될 것"이라며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를 전망했다. 특히 '윤광웅 해임안' 처리과정에서 형성된 민노당과 공조체제로 '신여대야소' 기반이 마련된 데 상당히 안도하는 분위기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이미 부동산 대책문제는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이런 기류를 뒷받침했다. 청와대가 하반기 중점 방향을 경제쪽으로 잡을 수밖에 없는 것은 6월 임시국회를 거치며 노 대통령의 업무비중이 '정치'쪽으로 너무 기울었다는 '자성' 때문으로 보인다. '당·정 분리' 등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왔으나 최근 열린우리당 당원 편지,대국민 편지,열린우리당 지도부와 만찬,각당대표 초청 오찬 등 정치행사가 많았고,이로 인해 정치적 공방이 빚어졌는데 이는 대부분 노 대통령이 주도한 것이었다. 북핵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일련의 정치적 대립에서도 청와대가 원하는 대로 됐지만 지지율은 집권 후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친 게 결국 경제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청와대 내부의 시각이다. 그간 정부는 부동산 대책과 영세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대책,비정규직 문제와 노사관계 등 양극화 문제로 포괄될 수 있는 주요 현안에서 대책을 모색했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는 평이다. 이러는 사이 지지기반까지 상당수 등을 돌리는 현상이 빚어졌다. 하반기에 경제살리기로 재차 방향을 잡은 것은 최근의 주요 경제현안을 풀어나가고 입법화하는 데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제휴분위기가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이 깔린 듯하다. 최근의 주요 경제현안이 대부분 양극화 현상으로 심화된 것이 다수고,그 해법은 민노당과의 정책적 공감대에서 풀릴 수 있는 사안들이 많다고 본 것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 등 다른 보수야당과는 한층 더 멀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