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명수 감독이 '중국 킬러'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히 굳혔다. 박명수 감독은 22일 중국 친황다오에서 열린 제21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1부리그 예선 3차전에서 중국을 63-56으로 꺾고 3전 전승으로 예선 1위를 굳게 지켰다. 지난 해 1월 일본 센다이에서 열렸던 제20회 대회 때도 중국을 80-77로 꺾었던 박명수 감독은 이로써 국가대표팀을 맡은 뒤 중국과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승리, '중국 킬러'로 공인받게 된 것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중국 대표팀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해있는 미아오리지에와 수이페이페이가 빠져 '베스트 전력'이 아니라는 평이 있지만 중국전 2연승의 의미를 가볍게 볼 수는 없다. 박감독이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한국은 2001년 동아시아대회 이후 약 2년 8개월동안 중국을 이기지 못했었으나 최근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기분좋은 승리를 거두며 '아시아 최강'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냈기 때문이다. 특히 22일 경기에서는 막판 고비에서 벤치의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였다는 평이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중국이 경기 종료 1분28초를 남기고 6점을 내리 넣어 56-53까지 추격했으나 한국이 타임아웃을 부른 뒤 손쉬운 골밑슛과 3점포로 다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전했다. 역전의 위기를 적절한 타임아웃으로 극복해낸 것. 이로써 박명수 감독은 지난 해 아테네 올림픽 부진으로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사실 아테네 올림픽 당시에는 대표팀이 정선민과 김지윤의 부상, 전주원의 은퇴 등으로 정상적인 전력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다는 것이 농구계의 지적이다. 23일 대만과의 예선 최종전을 이길 경우 예선 4위가 유력한 일본과 준결승을 치르게 되는 한국은 결승에서 다시 중국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박명수 감독이 내친 김에 한국을 99년 이후 6년만에 아시아 정상에 복귀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