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순환코스를 잡아라.'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5)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이 '오뚝이 마라토너' 김이용(32.국민체육진흥공단)의 손을 잡고 오는 8월 2005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핀란드 헬싱키로 미리 날아간다. 23일 출국하는 황 감독과 김이용은 7월3일까지 현지에 체류하며 세계대회 마라톤 풀코스 사상 처음 시도되는 3바퀴 반 순환코스를 철저히 분석하고 직접 뛰며 답사 훈련을 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에는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김이용.제인모(29)와 유망주 민지홍(24).김건한(23) 등 국민체육진흥공단 소속 마라토너들이 참여한다. 1952년 하계올림픽이 열렸던 유서깊은 도시 헬싱키에서 8월13일 오후 2시20분(현지시간) 출발하는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라톤은 출발 이후 5㎞ 지점부터 시내 중심을 3바퀴 반 도는 순환코스다. 업다운(표고차)이 적은 평탄한 길이지만 급회전이 많고 네모난 돌이 박혀 코스를 미리 읽어두는 게 레이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 황 감독은 "아테네처럼 무덥지 않고 평이하지만 주로의 폭이 좁고 코스를 순환한다는 게 변수가 될 수 있다. 아프리카식 스피드와 유럽식 파워를 결합시킨 주법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故) 정봉수 사단'의 차세대 특급으로 불리며 올림픽 메달을 꿈꿨지만 소속팀과의 갈등, 잦은 위염 등으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김이용은 작년 11월 중앙마라톤에서 2시간11분대, 올 4월 전주마라톤에서 2시간13분대를 뛴 뒤 확연한 상승세에 접어들어 '톱 10' 진입을 노리고 있다. 세계육상선수권 10위 안에 들면 내년 도하 아시안게임 출전권까지 따내는 보너스도 거머쥘 수 있다. 황영조-김이용 콤비는 다음달 8일부터 일본 삿포로에서 최종 전지훈련을 실시한 뒤 8월3일께 헬싱키에 입성할 예정이다. 삿포로는 황 감독이 금메달을 목에 건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을 앞두고 90년부터 전지훈련을 했던 곳. 김이용은 헬싱키-삿포로로 이어지는 원정 훈련코스에서 황 감독의 기를 받아 세계 무대에서 마지막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서울=연합뉴스) 옥철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