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증시의 주가지수가 올해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취리히 증시의 27개 우량주로 구성된 SMI지수는 14일 6천270포인트로 올라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시가 총액도 그 덕분에 6천270억 스위스 프랑(미화 4억9천300만 달러)으로 늘어났다. 이는 1998년 고점(8천412포인트)에는 미달하지만 지난 2003년 3월의 3천618포인트와 비교하면 근 두배에 달하는 것. 취리히 증시가 이처럼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기업의 수익성 증가와 저금리, 미국 달러화의 회복에 의한 수출 확대 등에 기인한 결과라는 의견이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실제로 스위스 기업들은 최대의 시장인 유럽의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일부에서는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풀이하면서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국제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스위스 프랑화가 선호를 받듯, 노바티스와 로슈, 네슬레 같은 대표적 경기방어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는 것. 한 애널리스트는 이들 3개 제약회사와 세계적 대형은행인 UBS, 크레디 스위스 등 5개 종목이 취리히 증시를 좌우하는 점을 지적하면서 증시가 스위스 경제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는다. 5개 대형주의 비중은 최근 파이낸셜 타임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기업 명단에 모두 포함된 점에서 확인된다. 유럽에서 스위스보다 많은 기업이 리스트에 오른 국가는 영국(12개)와 프랑스(6개)뿐이었고 독일은 4개에 불과했다. 이들 5개 기업이 SMI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SPI지수는 지난 3년간 25%가 오르는데 그쳤다. 취리히 대학의 마르틴 얀센 교수는 대다수 애널리스트의 해석과 달리 주가 움직임의 약 80%는 외부 환경의 호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스위스 증시는 독일과 비교하면 해외변수에 훨씬 민감하다고 말했다. (제네바=연합뉴스) 문정식 특파원 js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