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거품'이 빠지고 있다. `잘 먹고 건강하게 살자'는 웰빙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으면서 비싸더라도 몸에 좋은 제품이 인기를 누렸으나, 최근 경기가 다시 움츠러들면서 값이 싸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실속형 제품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올해 1-5월 검은콩우유 등 가공우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감소한 반면 상대적으로 값이 싼 흰우유는 47% 증가했다. 계란, 김도 값이 싼 실속형 제품이 인기다. DHA, 칼슘, 비타민 등 기능성 계란 매출은 작년 수준을 유지하는데 반해 PB(자체 브랜드) 상품인 `이플러스 싱싱란'은 15% 정도 늘어났다. `이플러스 싱싱란'은 매일 아침 산지에서 매장으로 배송돼 신선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은 기능성 계란이나 브랜드 계란에 비해 25% 이상 저렴하다. 조미김 역시 올리브, 들기름 등으로 굽거나 녹차, 검은깨, 클로렐라 등을 뿌린 `웰빙' 조미김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10% 가량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일반 조미김은 45%나 증가했다. 운동기구도 마찬가지. 러닝머신 등 값비싼 헬스기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배드민턴, 줄넘기 등 간편 운동용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러닝머신, 사이클 매출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6.2%, 6.9% 감소한 반면 배드민턴 세트, 줄넘기는 각각 8.7%, 4.7% 증가했다. 홈플러스에서도 5월 한달 동안 아령, 요가매트, 휘트니스웨어 등 `짠돌이형' 운동용품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0% 이상 늘었다. 이마트 가공팀 마기환 과장은 "앞으로도 합리성을 바탕에 둔 알뜰 구매 경향이 계속될 것"이라며 "상품의 기본에 충실하면서 가격이 저렴한 PB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 송노현 계장은 "올 들어서도 웰빙 열풍은 계속되고 있지만 불경기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값비싼 웰빙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실속형 웰빙 상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도 맛과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격은 낮춘 실속형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해태제과는 최근 무설탕껌 `T-smile'을 내놨다. 자일리톨 함유량을 낮추는 대신 솔비톨, 이소말트 등 다른 감미료를 사용해 가격을 기존 자일리톨껌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103g에 2천500원. CJ는 즉석밥 `햇반 영양밥'을 새롭게 내놓았다. 불필요한 포장을 줄여 가격을 2천300원에서 1천900원으로 낮추면서 건삼, 밤,대추, 흑미 등을 듬뿍 넣었다. 풀무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판매하는 `소가(SOGA)' 두부를 국내에 들여와 출시 한달 만에 300만개를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미국산 콩을 사용해 기존 제품보다 30% 가량 저렴한 게 특징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윤정기자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