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서 활동 중인 적대세력으로부터 직접적인 공격을 받아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라크 현지시각으로 29일 오후 11시께(한국시각 30일 오전 4시) 이라크 북부 아르빌의 자이툰부대 외곽 남방 200~500m 지점에 곡사포 2발과 로켓포 2발 등 4발이 발사됐다고 합동참모본부가 30일 밝혔다. 이번 포탄 공격은 지난해 8월초 부대가 현지에 전개된 이후 최초의 직접적인 위협 공격이어서 이라크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안이 양호했던 아르빌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특히 적대세력은 로켓포를 트럭에 싣고 부대 인근 4~5km까지 접근해 발사한 뒤 모술지역으로 달아난 것으로 드러나 자이툰부대를 직접적인 목표로 삼았음이 증명됐다. 더구나 적대세력들의 움직임이 사전에 포착되지 않은 가운데 불시에 공격이 이뤄져 앞으로 부대원들의 평화재건 임무 수행에 상당한 제약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적대세력이 자이툰부대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이유는 아직 자세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으나 최근 보폭을 넓히고 있는 부대 활동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대는 아르빌 방위군 등 치안전력 1천여명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르빌에 들어설 유엔 이라크원조기구(UNAMI) 청사에 대한 경계 임무도 수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적대세력의 위협을 차단하는 임무를 맡게될 이라크 정규군의 전단계인 방위군 양성 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자이툰부대의 활동이 적대세력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아르빌 시내의 국제기구 청사에 대한 경계임무 지원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것도 민사작전을 위주로 한 평화.재건활동에 벗어난다는 오해를 불어올 수 있는 대목이다. 부대 주둔지인 아르빌이 적대세력으로부터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지난 달 초 발생한 대규모 자살 폭탄 공격 때부터 예고됐다. 지난 4일 부대에서 8km 떨어진 아르빌시 남쪽 미디어센터 앞 도로 일대의 경찰 모집 장소에서 자살폭탄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나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부대는 영외활동 중인 장병들에게 아르빌 시내로 진입하지 말도록 무전으로 즉각 지시하고 업무차 부대를 빠져나간 교민들도 부대로 복귀하도록 조치를 취하는 등 부대방호와 부대원ㆍ교민 신변보호에 만전을 기했다. 이 사건후 부대는 마을을 순회하며 벌이는 민사지원활동인 `그린 엔젤'(민사재건) 임무를 중단하고 있으며 부대원들의 영외활동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자이툰부대는 저항세력들의 공격에 대비해 부대를 출입하는 현지인과 차 량에 대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방문자 통제소(VCC)로부터 부대 위병소에 이르는 구간 5곳에서 차량 및 인원에 대해 엄격한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최첨단 주ㆍ야간 장거리 감시장비들을 활용해 적대세력의 주요 접근로와 박격포 등의 발사지점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영내에는 적 침투 예상지점의 고정 초소와 고가 초소를 증설하고 주요 교차로 마다 검문소를 추가로 설치했으며 유사시에 대비해 5분 전투 대기부대와 후속증원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또 경계능력을 강화하고 전투시 병력 보호를 위해 10월말 지능형 경계전투 로봇 1대를 배치해 놓고 있다. '이지스'(AEGIS)로 불리는 이 로봇은 탐지ㆍ감시 카메라와 국산 K-2소총이 장착돼 있어 주야간에 경계병을 대신해 경계임무를 수행함은 물론 적 침투시 적을 사살할 수 있는 전투능력까지 갖췄다. 이와 함께 제르바니(구 민병대)를 고용해 업무차 부대 밖으로 나가는 교민들을 경호하고 있으며 부대원들의 외출 시에도 중무장한 경계병들이 엄중한 경계를 펼치 고 있다고 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귀원 기자 threek@yna.co.kr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