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지도자 출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한국의 노동계 대표인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24일 만나 노동계의 역할과 정치활동 등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룰라 대통령의 요청으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1시간 10여분 동안 가진 이날 만남에서 룰라는 대화 중간중간에 '동지'라는 호칭을 붙여가면서 친근감을 나타냈으며,한국의 역동적이고 전투적인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이 위원장은 전했다. 이날 회동에는 김지예 민주노총 부위원장,양경규 공공연맹위원장 등 민주노총 간부 6명도 배석했다. 룰라는 집권 후 2년4개월 동안 브라질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며 고용 창출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까지 곁들이면서 자랑을 늘어 놓았으며 노조 지도자 출신 대통령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는 것. 룰라는 "브라질은 노사·노정관계가 협조적으로 잘 되고 있고 사회경제위원회를 통해 노사가 참여해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대화를 하지 않느냐"며 우리의 노동현실을 묻기도 했다고. "브라질에서 첫 탄생한 좌파 정권에는 현재 9명의 장관이 노동자 출신"이라고 소개한 룰라는 "노동자 정권이 성공한 국가를 만들어 세계적으로 모범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설혹 국가나 정당,이념이 다르더라도 공존공영하자는 것이 룰라의 기본적인 생각.이 위원장은 "룰라는 중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 국가와 좋은 관계를 갖고 유럽 미국과도 싸우지 않겠다며 모든 정당,모든 정적,모든 집단과 계통까지도 우호적으로 대해주면서 민주적으로 가는 게 사회민주주의의 정치철학이라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룰라는 또 철저한 실사구시의 자세로 나라를 다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고.이 위원장은 "룰라는 자국 이익을 위해 모든 나라와 적절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했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이 울산 플랜트건설 노동자 연행에 항의해 지난 23일부터 벌였던 농성에서 사용했던 '단결 투쟁'이라고 씌어진 머리띠를 선물하자 룰라 대통령은 신기해하면서 기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