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신문인 중국증권보가 29일 "지금이 위안화 환율제도를 바꿔야 할 때"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이날 홍콩과 싱가포르 역외 선물환시장(NDF)에서 노동절 연휴기간(5월1~8일) 중 위안화가 절상될 것이란 소문으로 위안화 선물 환율이 크게 떨어진 것과 관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이날 익명의 전문가들을 인용한 1면 기사를 통해 "시장에서는 노동절 연휴에 위안화가 7%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어 "환율 변동폭을 점차 확대하고,실질적인 위안화 환율체제를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한 지난 98년 이전으로 돌려놓는 게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인민은행 대변인은 이날 노동절 연휴 기간 중 위안화 절상설과 관련,"위안화 절상에 대한 어떤 발표도 준비하고 있지 않으며 위안화 절상에 대한 어떤 정보도 받은 바 없다"며 조기 절상설을 즉각 부인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날 싱가포르 역외 선물환시장에서 1개월물 위안화 선물 환율은 중국 정부가 위안화 평가절상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면서 달러당 8.232위안으로 크게 떨어졌다(위안화 강세). 위안화 선물 환율은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이 "환율 시스템 개혁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5일 달러당 8.229위안으로 급락했으나,웨이번화 외환관리국 부국장이 "환율 개혁 시간표는 없다"고 부인하자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27일에는 달러당 8.242위안까지 오르는 등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94년 위안화 환율 하루 상하 변동폭을 0.3%로 제한하는 관리형 변동환율제를 도입했으나,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에는 인민은행 개입으로 달러당 환율이 8.28위안으로 사실상 고정돼왔다. 위안화 절상폭과 관련,웨이번화 부국장은 최근 "변동폭이 10%까지 확대되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위용딩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이 "위안화가 3% 절상되더라도 기본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해 소폭의 절상은 중국 지도부도 용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론을 낳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이날 보도에서 "국유은행 개혁의 전면 추진,외환시장 발전 가속화,금리자유화 강력 추진 등으로 위안화 환율시스템이 바뀔 여건이 기본적으로 구비됐다"고 지적했다. 언제든지 위안화가 절상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신문은 또 "환율은 양날의 칼이어서 위안화가 절상되면 수입가격이 하락해 인플레 압력을 덜어주고,외채가 감소하는 등의 이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